23~24일 이닉스, 25~26일 스튜디오삼익 홀로 청약일정···공모주 투자금 독점 기대
우진엔텍·HB인베·현대힘스·포스뱅크 등 4개 IPO 공모청약 청약증거금 이번주 환입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번주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이 경쟁 없이 사실상 홀로 공모청약 접수를 진행하면서 지난주 공모주 시장에 유입된 투자금을 독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주 사실상 동시에 청약을 진행한 우진엔텍과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에는 합산 기준 18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입금됐다. 이번 주 청약증거금이 투자자들에게 환급되면 이 자금이 다시 이닉스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은 일정이다.

이닉스는 공모주 시장에서 따따블 열풍을 이끌고 있는 2차전지 기업이라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스튜디오 삼익 역시 IPO 재수생으로서 지난번보다 기업가치를 40% 낮춰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 이닉스·스튜디오삼익 공모청약 황금 일정···증거금 18.4조 독차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에 납입된 청약증거금은 총 18조36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6~17일 진행한 우진엔텍 공모청약에는 3조6946억원의 증거금이 입금됐다. 청약경쟁률은 2707.18대 1를 기록하며 지난해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이었던 에이엘티(2512.24대 1)를 넘어섰다.

우진엔텍과 동시에 공모청약을 진행한 HB인베스트먼트에는 청약증거금으로 2조5290억원이 입금됐다.청약경쟁률은 892.56대 1이었다.

지난 17~18일 진행한 현대힘스와 포스뱅크 공모청약에도 막대한 청약증거금이 납입됐다.

현대힘스 공모청약은 증거금으로 9조7800억원이 입금됐다. 경쟁률은 1231.20대 1을 기록했다. 포스뱅크 공모청약에도 증거금 2조3592억원이 들어오며 경쟁률 699.04대 1을 기록했다.

일정상 우진엔텍과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 등 4개 IPO 기업은 공모주 투자자들의 같은 투자금을 놓고 서로 청약 경쟁을 펼쳤다. 청약증거금은 청약 마감일부터 2영업일 이후에 돌려받기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통상 가용 투자금을 한 곳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현재 마이너스통장 등 단기 대출을 포함, 공모주 시장에 투입될 수 있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자금 여력은 4사 IPO 청약증거금 합인 18조3628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주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은 지난주와 달리 일정상 청약을 놓고 경쟁하는 IPO 기업이 없다.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으로서는 공모주 시장에 투입된 18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독식할 수 있는 일정인 셈이다.

이닉스는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앞서 이닉스는 지난 11~1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67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9200~1만1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4000원에 확정했다. 이에 공모금액은 4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270억원으로 확정됐다.

스튜디오삼익은 오는 25~26일 청약을 진행한다. 이닉스 청약증거금은 26일 아침에 환급되기에 스튜디오삼익 공모청약에도 재투입 가능하다. 상장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스튜디오삼익 희망공모가범위는 1만4500~1만6500원이다. 23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범위 기준 공모금액은 123억~14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613억~697억원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이닉스 ‘2차전지’·스튜디오삼익 ‘40% 할인’ 장점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 모두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나름의 투자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닉스는 1984년 설립됐으며 2차전지에 쓰이는 배터리셀 패드와 내화격벽 등을 생산한다. 이닉스는 현대모비스, H그린파워, SK온 미국법인 등을 통해 현대차, 기아, 폭스바겐, 포드 등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닉스는 2차전지 부품기업이라는 점에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모가의 400%까지 주가가 급등하는 ‘따따블’이 3번 나왔는데 3개사 모두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상장하며 첫 따따블을 기록한 케이엔에스는 2차전지 전류 차단 장치 관련 자동화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달 12일 상장하며 두 번째로 따따블을 기록한 LS머티리얼즈는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ltra Capacitor, UC) 대형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지난달 22일 상장하며 세 번째 따따블에 성공한 DS단석 역시 납배터리 재활용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해 2월 리튬이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하는 등 2차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이닉스는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794억원, 2021년 992억원, 2022년 1143억원으로 늘어나고 있고 영업이익 역시 2020년 48억원, 2021년 98억원, 2022년 93억원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4% 증가한 934억원을 냈고 영업이익도 10.3% 증가한 79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 역시 지난해 9월말 기준 2028년까지 3444억원에 달할 정도다.

스튜디오삼익은 2017년 9월 설립된 온라인 가구 유통사로 40년 전통 가구 브랜드인 ’삼익가구’로 유명하다. 이외 북유럽풍 원목 전문 브랜드 ‘스칸디아(SCANDIA)’와 스타벅스 등에 원목테이블 등을 공급하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이번이 두 번째 상장 도전이다. 2022년 스팩 합병 상장을 추진했다가 고평가 논란에 한차례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이번에 재도전에 나서며 당시보다 기업가치를 40%가량 파격적으로 낮췄다. 스팩합병 당시 내세운 시가총액은 1120억원이었는데 이번에는 희망공모가범위 상단 기준으로 725억원수준이다.

스튜디오삼익은 2022년에는 매출 86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711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