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만 H지수 11.1% 급락···3년 전에 판매된 ELS 손실률 56%까지 치솟아
5대 은행에서만 벌써 ELS 손실 2300억 확정···상반기에만 10.2조 ELS 만기 도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올해 초부터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10% 넘게 급락하면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통상 만기를 3년으로 하는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일정 기준을 밑돌면 가격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데 올해 들어 홍콩 H지수는 고점이었던 2021년 대비 절반 이하로 추락한 상태다.

올해 들어 ELS 만기가 도래하면서 손실이 확정된 금액만 벌써 23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되는 ELS 규모만 10조원을 넘어서기에 수조원대 손실도 우려되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홍콩 H지수는 지난 19일 전장 대비 0.87% 하락한 5127.24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홍콩 H지수는 지난해 말 5768.50 대비 11.12%나 추락했다.

앞서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3년 동안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올해 들어서도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내리고 있다.

올해 홍콩 H지수 하락 폭이 커지면서 3년 전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는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통상 투자자가 가입 이후 홍콩 H지수가 가입 시점 대비 65%~70% 이상인 채로 내내 유지된다면 만기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홍콩 H지수가 한 번이라도 기준 이하로 내려갔다면 만기시 홍콩 H지수 하락률에 비례해 손실이 확정된다.

홍콩 증시가 고점이었던 2021년 당시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홍콩H지수 급락으로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 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5조9000억원이 은행에서 판매됐고 이 가운데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특히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이 몰려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는 이달 8일부터 ELS 원금 손실이 확정되고 있다. 이날까지 ELS 원금 약 4353억원 중 2057억원이 만기 상환됐고 손실금액은 2296억원이다. 전체 손실률은 52.8%다.

새해 들어 홍콩 H지수 하락 폭이 커지면서 만기가 뒤늦게 도래하는 ELS일수록 손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미래에셋증권은 만기가 도래한 ELS 상품의 경우 손실률이 56.05%로 확정됐다고 공지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은 지난 19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매사의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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