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매물 쏟아져...'가격조정기'
"4월 반감기로 다시 반등할 것"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5~21일)에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의 효과 없이 하락했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당분간 가격조정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올해 4월 반감기가 예정돼 있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론도 제기된다.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 비트코인은 4만1638달러(약 5569만달러)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2.79% 하락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만2800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19일 크게 하락하더니 20일 오전 4만360달러까지 내렸다. 이후 소폭 상승하면서 4만16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 승인 결정이 나온 후 기존 비트코인 펀드(GBTC)에서 현물 ETF로 전환된 그레이스케일의 상품 계좌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BTC는 미 증권법에 따라 장외 시장에서만 판매 가능했는데, ETF로 전환되면서 그간 묶여있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자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불허한 SEC를 상대로 소송을 건 자산운용사다. 그레이스케일이 승소한 덕분에 비트코인 현물 ETF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JP모건은 지난 18일 그레이스케일 펀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15억달러(2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면서 “앞으로 최대 100억달러가 더 유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투자금이 예상보다 많이 유입되지 않은 점도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직후 3거래일 동안 19억달러(약 2조5370억원)의 자금이 이 상품에 유입됐다. 당초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결과란 평가다. ETF 승인 전 시장에선 유입액이 첫날 30억달러, 닷새째에는 5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당분간 가격 조정기에 들어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큐브익스체인지의 바르토스 리핀스키 최고경영자(CEO)는 "ETF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시들해져 트레이더들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리는 게 합리적"이라며 "현재 심리적 지지선은 4만달러"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예정된 반감기로 시세가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에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반감기는 4년마다 나타난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최고경영자(CEO)는 반감기의 영향으로 비트코인이 내년 중후반에 17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로이터 글로벌 마켓 포럼'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 시점에 대략 4만5000달러라면 내년 중후반에는 17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4월 반감기 당일 가격이 얼마든, 향후 18개월 안에 4를 곱한 가격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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