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IB업계서 당근 지난해 흑자 가능성 제기
주 수익원은 광고···전체 영업수익의 99% 차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이 지난해 연간 첫 흑자를 달성했다는 이야기가 벤처캐피탈(VC)·투자은행(IB) 업계서 흘러나온다. 수년간 적자에 시달렸던 당근은 하이퍼로컬(지역 밀착) 서비스로를 중심으로 한 광고 사업으로 2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VC·IB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근은 지난해 2월부터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고,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 최근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당근 최근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당근은 수년째 적자를 이어왔다. 최근 5년간 당근 실적을 보면, 당근 매출은 지속 확대됐으나 영업손익은 2018년 16억원에서 2022년 565억원으로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근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플랫폼 확장에 따른 영업비용도 함께 늘었다. 당근의 영업비용은 2022년 1064억2243만원으로, 1년 전(608억8600만원) 대비 74.4%나 증가했다. 그러나 당근은 그동안 영업비용은 늘지만, 주 수익원인 광고 부문에서 좋은 성과가 나와 매출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아직 당근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불황에 따른 스타트업 투자 축소로 유니콘 기업들이 좀비 기업으로 몰락하는 상황에서, 당근은 흑자전환설 그 자체로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VC업계 관계자는 “당근이 클릭 당 광고로 적자를 크게 개선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영업이익은 200억원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근은 2022년 한 해에만 1억6400만건의 중고거래를 가능하게 했고, 6577개 지역에서 중고거래 연결 서비스를 구축하며 확실한 당근 생태계를 구축했다. 서비스 영역도 기존 중고거래에서 소통(동네생활), 로컬 커머스(내 근처), 구인·구직(당근알바), 광고, 통합 비즈니스센터(당근 비즈니스), 결제(당근페이) 등으로 넓혔다.

특히 당근은 서비스명을 기존 당근마켓에서 당근으로 바꾸며 리브랜딩 작업에 나섰다. 중고거래 자체의 역할보다는 지역 연결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컬리가 마켓컬리에서 마켓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식품에서 뷰티로 영역을 확대했다. 업계에선 당근이 이번 개선된 실적을 내세워 IPO에 적극 나설 수 있단 관측을 내놓았다.

당근의 주 수익원은 광고다. 당근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근의 수익 대부분은 광고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역시 당근은 광고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근은 지난 2022년에도 광고수익 494억4243만원으로 1년 전(254억7432만원) 대비 크게 늘었다. 2022년 광고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의 99%를 차지한다. 즉 당근은 광고로만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광고가 당근이 지향하는 비즈니스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근은 “중고거래로는 수익을 내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대부분 개인이나 소상공인이 올리는 지역 광고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당근이 지향하는 점과 다르다. 당근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근은 지난 2022년 영업비용에만 약 962억6260만원을 사용했다. 그 중 광고선전비로만 약 227억2240만원을 썼다. 광고로 번 돈을 다시 광고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당근이 야심차게 내놓은 당근페이도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당근페이는 채팅창에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근페이가 은행에 그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다. 그러나 아직까지 당근은 당근페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당근페이 매출은 9억원가량에 불과하고, 당기순손익은 80억2800만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당근이 새롭게 공략하는 구인·구직, 중고차 거래, 부동산 중개 등 신규 서비스 역시 수익 창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해당 분야는 알바몬, 헤이딜러, 직방 등이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근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관련해서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 “당근 광고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광고수익도 2021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VC업계 관계자는 “당근이 사명을 변경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라면서도 “광고를 제외한 확실한 수익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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