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 들어 9% 넘게 하락···12거래일 중 2거래일만 상승
증권사들, 코스피 PBR·PER 지표 과거 저점 수준 주장
‘밸류에이션 매력 높아져 매수 구간’ vs ‘경기 부진 여전해 약세 지속될 수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올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코스피가 크게 내려 주요 지표들이 과거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뚜렷한 지수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올해에 들어서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2675.8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전날 2435.9까지 9% 가까이 떨어졌다. 12거래일 중 2거래일만 상승 마감했다. 지난해 말 산타랠리를 펼치며 상승 흐름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 같은 상황에서 지수가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증권가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가 매도 실익이 없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9.64배까지 내려 2020년 5월과 10월에 이어 10배를 밑돌았다. 이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주장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지수 하락을 이끈 요인들로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부진한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경선 선전 ▲북한의 주적 명시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미국 제조업 경기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 미국 대선이 아직 남았다는 점, 지정학적 리스크는 증시 방향성을 바꾸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시 방향을 바꿀만한 요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DS투자증권 역시 최근 지수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날 보고서를 발간한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실적에 대한 과도했던 기대가 다시 낮춰지면서 반영된 조정은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금리는 등락이 있어도 지난해 10월이 고점이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워도 올해는 실적 상승 구간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그는 “부진한 지난해 4분기 이익으로 단기 이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장기 이익 기대치가 더 높은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고 현재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10월 수준(0.8배)에 근접해가고 있다”며 “반등에는 시간이 지체될 수 있지만 지수 수준으로는 매수 구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라고 주장했다. 

신한투자증권도 매수 기회라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스피는 2005년 이후 적정 PBR을 10% 하향 이탈했을 때 매수 기회였고 1년 후 수익 확률은 75.9%, 평균 수익률 11.4%다. 현재 PBR 기준 0.9배는 지수 기준으로 2380이다”며 “PBR 밸류에이션은 기업이익 추정치가 급감하지 않아야 작동하는데 올해 핵심인 반도체, 유틸리티, 상사·자본재 이익 흐름은 아직 견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분간 지수 약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금리 인하 기대는 지수 상승 요인이기는 하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되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재료”라며 “결국은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지속돼야 하는데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반등 흐름을 보이다 상승폭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17% 상승한 2439.96을 기록해 장중 0.74%까지 올랐다. 그러나 오후 들어 보합세로 전환한 상태다. 코스닥 지수 역시 장중 1.87%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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