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북미 올해의 차’ 기아 EV9에 현대트랜시스 기술 적용한 시트 탑재
세계 최초 ‘저전력 카본 열선’, ‘다이내믹 바디케어’ 및 국내 최초 ‘틸팅 워크인’ 등

[시사저널e=정기수 기자] 현대트랜시스가 모빌리티의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발맞춰 개발한 시트 혁신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올해 1월 기아 EV9이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2024 북미 올해의 차(NACTOY, The North American Car, Truck and Utility Vehicle of the Year)’ 시상식에서 유틸리티 부문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EV9에 적용된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V9의 시트는 현대트랜시스의 최신 기술을 적용해 고객 안전과 편의성을 높여 국내외 전문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시대의 시트는 ▲에너지 효율 ▲공간 활용 ▲편의성에 모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다. 전력소비효율(전비) 향상을 위해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하고,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부피를 줄여 활용 공간을 넓히고 탑승자가 더 편안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EV9과 같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는 전비를 높이기 위한 저전력·경량화 기술과 구동부의 단순화로 활용도가 높아진 실내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전기차에 특화된 시트 엔지니어링 노하우와 제네시스 G90 등 플래그십 시트를 개발하며 쌓아온 컴포트 기술을 결합해, 모빌리티 시트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이내믹 바디케어’, ‘저전력 카본 열선’ 기술과 국내 최초 ‘틸팅 워크인’ 기술을 EV9에 적용, 전비와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시트 시험 현장. / 사진=현대트랜시스
시트 시험 현장. / 사진=현대트랜시스

◇ EV9에 적용한 세계최초, 국내최초 시트 엔지니어링 기술

EV9은 3열로 구성된 대형 전기 SUV이자 기아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현대트랜시스는 EV9 시트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전력과 경량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으며, 가족용 차량 실내 패키지라는 콘셉트에 맞춰 공간 활용, 편의 기능을 고려한 신기술을 적용했다.

‘저전력 카본 열선’은 금속 코팅 카본 섬유를 이용한 시트 열선 시스템 기술이다. 카본 소재는 적은 에너지로 온도를 높일 수 있어 전기차에 효과적이고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는 등 강점이 있지만, 차량 시트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대트랜시스는 엔지니어링 기술로 문제를 해결, 소비전력을 기존 방식 대비 15% 이상 줄여 전비를 높이고 내구성도 기존 금속 열선 대비 2배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다이내믹 바디케어’는 장거리 이동에서 탑승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기술이다. 스트레칭과 체압 분산 목적으로 개발한 기존 공압·진동식 마사지 시트 보다 타격식과 진동식을 결합, 신체에 직접적인 자극을 줘 탑승자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특히, 다이내믹 바디케어를 탑재한 EV9 2열 릴렉션 시트는 원터치 릴렉스 모드, 각도 조절 레그레스트·암레스트, 윙아웃 헤드레스트 등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갖췄다. 또 암레스트의 전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두드림 5단계, 진동 3단계의 마사지 방식과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틸팅 워크인 기술’은 3열 승·하차시 앞뒤로만 움직였던 2열 시트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2열 시트의 하단 레일과 시트가 분리돼 등받이 각도를 유지하면서 앞쪽으로 기울어지는 틸팅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승하차 공간이 2배 이상이 넓어졌으며, 어린이 카시트를 얹은 채로도 작동이 가능하다.

EV9의 2열 시트는 평소에 전동식으로 움직이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시트에 내장된 끈을 당겨 앞으로 시트를 밀 수 있도록 전동식과 기계식을 모두 적용했다.

현대트랜시스의 시트기술이 북미지역에서 인정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가 2023년 8월 발표한 ‘2023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현대트랜시스 시트는 일반 브랜드 승용차와 SUV 시트(Mass Market CAR, SUV Seat) 평가 ‘톱(TOP) 3’에 올랐다. 부문별로는 준중형차 시트 2위, 중대형SUV 시트 공동 2위다. 

2023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는 미국에서 2023년형 차량을 90일이상 소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불만이 적다는 뜻으로,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2023년 2월부터 5월까지 총 9만 338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현대트랜시스는 2019년 통합 출범 이듬해인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매년 톱(TOP) 3에 올랐다.

기아 EV9에 적용한 최첨단 시트 엔지니어링 기술. / 사진=현대트랜시스

◇ 현대트랜시스 미래 모빌리티 공간 방향성 제시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역시 자율주행, PBV(목적기반차량),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시트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여줄 시트 이동 및 배치 기술, 자율주행 상황에서 돌발상황 발생시 시트를 안전한 위치로 옮기고 경고하는 시트 통합 제어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트랜시스는 2023년에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새로운 도심형 에어 모빌리티(UAM) 캐빈 콘셉트 'HTAM-Flip(Hyundai Transys Air Mobility - Flip)'을 '2023 크리스탈 캐빈 어워드(Crystal Cabin Awards)'를 통해 최초 공개했다.

최대 승객 4명 기준의 가변적인 레이아웃을 구성해 단체 승객을 위한 개방형 4인석 운영이 가능하며, 프라이버시 스크린으로 분할해 독립 공간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또 허니콤 내장 소재, 재활용 사출 플라스틱 등 친환경 경량화 소재를 제안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철학을 반영했다.

더 나아가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에 맞춰 시트에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 탑승객의 호흡이나 맥박을 확인하는 ‘생체 신호 측정 기술’, 체형을 인식하는 ‘체압 분포 모니터링 기술’ 등으로 위급상황을 사전에 막거나 건강 개선점을 제시하는 등 더욱 편안하면서 안전한 시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기아가 공개한 PBV ‘PV5’의 시트 개발에 참여했다. PV5는 헤일링(Hailing, 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로 PBV차량 호출 시스템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현대트랜시스가 담당한 PV5 시트에는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트 등받이를 앞뒤로 펼칠 수 있는 기능인 ‘플립 기능’을 최초로 적용했다. 시트 부피를 최소화하고 슬라이딩 기능을 넣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더불어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개인형 모빌리티 ‘DICE’의 시트 개발도 함께했다. DICE는 AI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2021년 개발한 프리미엄 PBV 시트 디자인을 바탕으로, 1인승 모빌리티 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 가능한 시트를 개발했다. DICE의 시트에는 세미 리클라인 기능, 마사지 기능, 암레스트의 조작부를 통해 모빌리티를 움직일 수 있는 기능 등을 탑재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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