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 대비해 지난해보다 보수적 경영전략 구상
순위 경쟁 의식한 성장보다는 내실 중심 건전성 강화 방점
연체율 및 NPL 증가···무수익여신 잔액, 전년 대비 40.5% 급증
IBK기업은행, 적정한 배당성향 유지 및 위험가중자산 한도 관리 통해 안정적으로 건전성 강화할 것

IBK기업은행 BIS 자기자본비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IBK기업은행이 올해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목표치를 14.6%로 제시하면서 새해 경영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보다 다소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순위 경쟁을 의식한 성장보다는 내실 중심의 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7일 IBK기업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4.95%인 것으로 나타났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의미한다. 미래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4분기 말 BIS 자기자본비율 수치가 공시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우선 올해 목표치로 가장 최근 공개된 BIS 자기자본비율보다 낮은 목표치를 설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가오는 필연적인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IBK기업은행 BIS 자기자본비율 목표치가 14.5%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보수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이후 BIS 자기자본비율을 14% 선에서 관리하는 중이다.

저성장·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거래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IBK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64%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01%로 2022년 말(0.85%)과 비교해 높아졌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NPL 비율이 0.25%인 것과 비교하면 4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NPL 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IBK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말 NPL 잔액은 3조75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NPL 잔액은 ▲KB국민 9889억원 ▲신한 8700억원 ▲하나 7690억원 ▲우리 677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여신에서 더 이상 이자를 거둘 수 없는 이른바 '무수익여신(깡통대출)'도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의미한다. 고정이하여신보다 악성으로 취급된다.

IBK기업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조8502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40.5%(5329억원)나 늘었다. 이는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잔액(7247억원)보다 2.5배 많고 증가 폭(1554억원)은 3.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약 6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할 예정이다. 건전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을 정리하겠다는 목적이다. 고금리 여파에 경기둔화로 주요 고객군인 중소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으로 인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어느 때보다 IBK기업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지속 성장을 위한 내실 경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외형 확장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정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금융시장 변동성과 리스크에 대응하면서도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적정한 배당성향 유지 및 사업그룹별 위험가중자산 한도 관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BIS 자기자본비율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기 보다는 전년도의 목표치였던 14.5%와 비슷하게 설정했다"며 "연도 말은 다음해 미지급된 배당금을 자기자본에서 차감하도록 되어 있는데 배당금이 전년도와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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