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포스코DX, 셀트리온헬스케어 시장 떠나
엘앤에프·HLB 등도 이전 예정···이탈 시총, 전체 10% 전망
시장 이미지 제고 및 경쟁력 강화 위한 노력 필요 목소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새해부터 코스닥 시장의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과 합병 등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의 시가총액만 수십조원으로, 이탈 사례가 잊을 만하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차전지 소재 기업 엘앤에프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위한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고 전날 밝혔다. 엘앤에프 이사회가 지난해 9월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을 결정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엘앤에프는 이사회 결의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상장일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닥 시장의 터줏대감인 엘앤에프가 이전상장을 가시화하면서 코스닥 경쟁력 우려가 다시금 나오고 있다. 엘앤에프는 2003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2차전지 산업 성장과 함께 기업가치가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7조3000억원 수준으로 시가총액 5위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중에는 시가총액이 1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올해 시가총액 상위주가 코스닥을 떠난 사례는 이미 연이어 나온 상태다. 이달 2일 포스코DX가 코스닥 시장을 떠나 코스피에서 거래됐다. 포스코DX는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이 11조2810억원으로 상위 네 번째에 위치했었다. 이밖에 코스닥 시가총액 3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과의 합병으로 이달 12일 코스닥 시장을 떠났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한 사례는 심심찮게 나왔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그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코스닥 이탈이 예상되는 기업이 남은 상황으로, 제약·바이오 업체이자 코스닥 시총 6위(이하 지난해 말 기준)인 HLB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의했다. 코스닥 시총 8위인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올해 시장을 떠난 기업과 이탈 예정인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41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시가총액인 431조원의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 격차가 커지게 되는데, 이들 기업이 모두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시가총액 2위와 3위의 격차는 10조원 넘게 차이가 나게 된다.

이 경우 특정 종목이나 업종 탓에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2차전지 관련주의 몸집이 커지면서 지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합이 지난해 말 45조원 수준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10%를 넘어선다. 

이에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과 매력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코스닥 시장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 결국 피해는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며 “기존에는 상장사들이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옮겨가는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공매도와 같은 추가적인 이유도 곁들여지고 있어 이를 감안한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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