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조합 사무장 출신, 정상화위원회 측 후보 제치고 당선돼
GS건설, 현 조합과 공사비 대립 빈번···'뉴페이스' 포스코이앤씨,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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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사업현황 / 이미지=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공사비 1조원대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 구역 조합장 선출 결과를 두고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새로 당선된 조합장은 현 조합 집행부 사무장 출신이어서 그간 조합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GS건설 입장에서 껄끄러운 상황이 돼서다. 반면 새롭게 입찰을 검토하며 관계를 형성 중인 포스코이앤씨는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5일 정기총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조합 사무장인 김문선 후보는 407표를 획득하며 조합정상화위원회 측 한재근 후보(336표)를 71표 차이로 따돌리고 조합장에 당선됐다. 조합 집행부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당선된 김 신임 조합장은 “조합과 조합원이 시공사에 끌려다니지 않는,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조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지난 수년간 노량진1구역 시공권 확보를 위해 공들여왔다. 다만 조합이 3.3㎡ 당 공사비를 시공사 예상 대비 낮게 잡는 것을 비롯해 이견이 계속되며 번번이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시공사 선정 입찰지침서 내 홍보 규정 위배를 이유로 GS건설은 두 차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또한 조합은 GS건설이 이른바 정상화위원회라 불리는 비대위를 지원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근거자료를 조합원에게 수차례 공지했다.

GS건설로서는 가뜩이나 지난해 인천 검단 붕괴사고로 수주성과가 미진한 상황에서, 노량진뉴타운 내 최고 규모이자 오래 공들여 온 사업장이니 입찰을 포기하기는 아깝고 들어가기에는 조합 집행부와 갈등의 골이 깊어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다. 해당 사업장의 공사비는 총 1조1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GS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액 1조5800억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해당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유찰이 된 지난해 말부터 관심을 보인 포스코이앤씨와 호반건설은 현 집행부 측의 조합장 선임 이후 게임체인저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열렸던 총회에서도 GS건설과 달리 두 건설사는 홍보인력 배치 및 화환으로 성공적인 총회 개최를 축하하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특히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인근 노량진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돼 관할구청의 인허가 작업을 해온 만큼 노량진 뉴타운 현황에 밝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합원 또한 포스코이앤씨가 마진을 적게 남기고 공사한다는 과거의 공기업 이미지에 기반한 평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해당 조합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내분이 봉합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신임 조합장 선출까지 마친 만큼 이전보다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은 13만2132㎡에 2992세대를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임 조합장은 3월 시공사 선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하반기에는 조합원 분양신청에 이어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이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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