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행정처분 받은 A사 스킨케어 브랜드, 올리브영 어워즈 순위권
A사 부당광고로 사과문 게재 후 새브랜드로 재론칭

CJ올리브영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화장품 A사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CJ올리브영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화장품 A사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부당광고로 행정처분한 화장품업체 A사가 현재 CJ올리브영 어워즈 랭킹 순위권에 있어 논란이다. 해당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올리브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A사 스킨케어 브랜드가 올리브영 어워즈 순위권에 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A사는 과거 부당광고한 전력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A사는 지난 2020년, 자사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에 있는 어성초추출물 성분이 염증성 여드름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을 인용해 판매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식약처로부터 기능성 화장품 심사도 받지 않았다. 당시 경쟁사인 랄라블라(GS리테일)의 온라인몰에서 스킨케어 부문 판매량 1위를 하기도 했다. 

이후 A사는 식약처로부터 품목 광고업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받았다. 식약처는 A사가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한 사실(화장품법 제13조 및 화장품법 시행규칙 제22조를 위반)이 있다고 봤다.

이뿐 아니라 A사는 자사 샴푸로도 부당광고 논란을 빚었다. A사는 크게 스킨케어·뷰티케어·반려동물케어 브랜드와 샴푸를 운영하고 있다. A사는 2021년 7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당광고 내용이 드러났다. 이 유튜브 채널은 화장품·식품 등 허위·과대 마케팅하는 업체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주로 다룬다. 당시 이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A사 샴푸를 홍보하는 B씨는 ‘A사 샴푸를 사용하면 탈모가 개선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B씨는 “샴푸를 사용해보니 효과가 좋았고 실제 머리카락이 자랐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샴푸 사용 전, 후 사진을 비교했다. 1년 후에도 B씨는 A사 샴푸 성분을 강조하며 샴푸를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점을 홍보했다.

그러나 B씨는 A사가 섭외한 배우로 확인됐다. 샴푸를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점도 A사가 설계한 부당광고였다.

A사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샴푸를 부당광고했다는 내용이 드러난 이후 사과문을 게재했다. / 사진=A사의 부당광고를 공개한 유튜브 채널 캡처
A사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샴푸를 부당광고했다는 내용이 드러난 이후 사과문을 게재했다. / 사진=A사의 부당광고를 공개한 유튜브 채널 캡처

당시 A사는 해당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고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잘못된 광고 방식이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A사는 문제된 샴푸 브랜드를 없애고, 현재 다른 샴푸 브랜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과거 자회사에서 운영했던 샴푸 관련 부당광고가 있었으나 올리브영 어워즈에 랭킹된 스킨케어 브랜드는 과거 사례와 전혀 관련 없다”면서 “당시 샴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모니터링 전담 TF를 구성해 모든 운영 브랜드에 대해 유사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고 자체적으로 (마케팅 관련)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A사가 자체 마련한 가이드라인에는 ‘광고법과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준수’, ‘임상 등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처럼 편집해 광고하지 않겠다’, ‘출처와 저작권이 확인된 소스만 사용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A사 관계자는 “스킨케어 브랜드는 론칭 이후 제조사의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맞춰 철저하게 품질관리 및 인증을 거친 상품”이라며 “식약처 행정처분 당시 A사는 광고 운영 관리를 포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월 1회 각 브랜드 실무진 및 리더급과 품질 관리자 간의 정기 스크리닝 미팅을 통해 광고 운영관리 리스크를 사전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사의 스킨케어 브랜드가 현재 올리브영 어워즈 순위권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A사의 스킨케어 브랜드는 2021년 올리브영 어워즈 MD’s Pick으로 선정됐고, 2022년에는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스킨/토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올리브영 스킨/토너 부문 2위에 랭킹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J올리브영이 A사의 논란을 인지하지 못하고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블라인드 앱을 통해 A사의 스킨케어 브랜드가 CJ올리브영 어워즈에 랭킹돼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사진=블라인드 앱 중 일부.
소비자들이 블라인드 앱을 통해 A사의 스킨케어 브랜드가 CJ올리브영 어워즈에 랭킹돼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사진=블라인드 앱 중 일부.

소비자들은 A사가 과거 샴푸는 물론 스킨케어 브랜드로 식약처 행정처분을 받은 것을 놓고 올리브영의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사의 스킨케어 브랜드는 한 때 모 아이돌 가수가 자신이 직접 사용한다고 SNS서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올리브영 제품 랭킹이 SNS 바이럴 광고와 어떤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샴푸도 충격적인데 스킨케어 브랜드는 올리브영 순위권에 랭킹돼 있다”, “올리브영에서 볼 수 있는 그 브랜드가 맞냐”, “A사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돌이 쓴다고해서 유명했다”, “아직도 A사의 제품이 판매되는 것 보면 올리브영이 발 빠른 회사는 아닌 것 같다” 등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A사 스킨케어 브랜드에 대해 품목 광고업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한 것이 맞다”면서 “해당 내용은 현재 공개기간이 지나 식약처 홈페이지에선 내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A사의 식약처 행정처분은 2021년 1월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A사 입점은 행정처분 이후”라면서 “A사의 과거 이력을 근거로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배제하거나 입점사를 퇴출시키는 것은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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