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SOL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 상장···채권형 라인업 강화
적극적 시장 공략에 ETF 점유율 0.9%→2.19%로 대폭 확대
성장세 이어갈지 주목···ETF 신상품 보호제도 기대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자산운용사 간 ETF(상장지수펀드)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이 지난해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룹사가 현재 대표 임기를 늘리며 힘을 실어준 데다 금융당국이 ETF 신상품 보호제도 및 규제 완화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부분은 점유율 확대의 기회 요인으로 평가된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이날 국고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SOL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를 상장시켰다. 이는 신한자산운용이 올해 처음 상장시킨 ETF로, 금리 인하 국면에 자본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을 겨냥했다.

이로써 신한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라인업은 더욱 다양해졌다. 신한자산운용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받던 채권형 ETF 라인업을 지난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년 사이에 6개 상품을 새롭게 상장시키며 라인업이 11개로 늘었고 2022년 말 3212억원에 불과했던 채권형 ETF의 순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신한자산운용이 새해부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올해에도 점유율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2조6561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해 ETF 점유율 2.1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0.9%에서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ETF 점유율이 어느 정도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두드러진 모습이다.  

올해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면 상위 5위에는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이 40.2% 점유율을 기록해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점유율 36.0%), KB자산운용(8.03%), 한국투자신탁운용(4.88%), 한화자산운용(2.44%)이 잇고 있다.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자산운용 수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은 더욱 공세를 높일 수 있는 부분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2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그동안 자회사 대표에 1년의 임기를 부여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다. 

이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역량을 강화하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시 자경위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은 자회사 CEO(최고경영자)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며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TF를 둘러싼 정책 변화도 신한자산운용에 기회 요인으로 분류된다. 우선 6개월간 독점적으로 ETF를 상장할 수 있는 신상품 보호제도가 마련될 예정이다. 시장 인지도가 낮은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된 ETF를 통해 시장 관심을 끄는 전략을 써왔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ETF들이 다른 자산운용사들에서 나오면서 차별화가 옅어진 ETF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SOL 2차전지소부장Fn’ ETF를 출시하며 시장 조명을 받았다. 당시 시장 트렌드와 부합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이와 유사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관심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규제 완화 가능성도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분류된다.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기초지수와 0.7 이상의 상관계수를 유지해야 했다. 이는 운용사의 운용 역량을 제한하는 부분으로 지목되면서 완화 가능성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언급됐다.

다만 다른 경쟁 운용사들 역시 ETF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점유율 확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가 일반 공모펀드를 넘어 운용업계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포기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며 “올해 역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자산운용사 간 파이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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