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은행지수 올해 들어 1.96% 하락
4대 금융지주, 지난해 기준 연간 순익 16조5510억원 육박
PF 사업장 지급보증 리스크와 상생금융 비용 부담으로 인한 약세 분석
경기 변동성 커지는 과정서 방어주만의 매력 있어···배당절차 개정 통해 3월 배당 전망

KRX은행지수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은행주들이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역대급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지급보증 리스크와 상생금융 비용 부담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은행주 매수 적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방어주만의 매력을 돋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683.24에서 669.85으로 1.96% 하락했다. KRX은행지수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코스피에 상장한 10곳의 금융지주와 은행을 포함하고 있다.

은행주는 배당수익률이 최고 8~9%대에 달하는 전통의 고배당주다. 특히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은 16조5000억원대로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6조551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2022년 추정치인 15조7312억원보다 3.6%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17조231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4.1% 늘어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주가는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평가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모두 내리막을 걷고 있다. 15일 기준 KB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연말 기준(5만4100원) 대비 4.62%포인트 하락한 5만16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는7.34% 떨어져 이날 3만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2.11%)와 우리금융지주(-3.01%)도 연말에 비해 단기간에 걸쳐 하락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낮아질수록 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가 줄어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 분기 대비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절차 과정에서 금융권이 일정부분 손실을 분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도 은행주 매력 퇴색에 한몫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금융권 차입금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외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KB증권 등 대부분 금융권을 망라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지급보증처로 지정된 금융기관의 총 보증한도는 3조1000억원으로 총차입금 1조2000억원을 크게 넘어선다.

아울러 고금리에 이자장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상생금융 갹출로 이어지는 것 역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민생금융지원 목적의 상생금융 비용에 대해 KB금융지주 3430억원, 신한금융지주 3123억원, 하나금융지주 3324억원, 우리금융지주 2750억원 등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과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오히려 은행주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늘어나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오는 3월 배당을 노리는 매수세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투자자가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들은 결산배당 기준일을 연말에서 '배당금 확정 이후'로 바꾼 바 있다. 결산배당에만 정부 방침이 먼저 적용되면서 '작년 결산배당'과 '올해 1분기 배당' 기준일 시기가 겹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을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부실, 상생금융 강화 방안 등이 향후 주가를 가늠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 판매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드러날 경우 대규모 배상이 불가피해 은행주에 대한 우려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일은 1월 말~2월 초로 예정돼 있는데 불확실성 요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1월 중순 이후에야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며 "해당 시기가 은행주의 투자 적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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