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가구 비롯 마감재도 사업 총괄하는 엠디엠 회장 딸이 직접 선택 어필
사전의향서 접수자 대상 신분증·억대 잔금 통장사본·등본·인감도장 요구
분양가 높다 vs 하이엔드 주거지 수요 있다

엠디엠플러스가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개발하는 포제스 한강 조감도
엠디엠플러스가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개발하는 포제스 한강 조감도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독보적 영업이익을 내며 국내 시행업계 1위로 불리는 엠디엠(MDM)의 자회사 엠디엠플러스(MDM+)가 분양하는 포제스 한강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강남이 아님에도 지방자치단체 분양승인 대상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가 분양가 기록을 새로 쓴 영향이다. 이례적으로 오너 일가가 사업을 총괄하며 하이엔드 주거지 마케팅을 시행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제스한강은 2019년 1900억원에 매입한 옛 한강호텔 부지에 전용 84~244㎡까지 아파트 총 128세대를 공급한다. 3.3㎡당 평균분양가가 1억1500만원대로 결정돼, 총 분양가는 최저 32억원부터 최고 160억원까지로 책정됐다. 내달 초 강남권에서 청약일정에 돌입할 예정인 서울 반포동 메이플자이 평당 분양가의 무려 두 배에 달하는 값이다. 시공사는 DL이앤씨다.

고분양가 사업장인 만큼 견본주택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견본주택 내 안내자는 분양가가 비싼 이유에 대해 영구 한강뷰인데다 주방 등에 고급 자재를 적용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재는 사업을 총괄하는 문주현 엠디엠 회장 딸이 고급 브랜드로 하나하나 직접 고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세대 내에는 금고도 설치돼 있다.

하이엔드 사업장을 표방하는 만큼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는 것도 일반 견본주택과의 차이점이다. 대형타입을 보는 이들에 대해서는 견본주택 방문 사전예약에 앞서 잔고가 수억원 있는 통장 잔고를 증명해야 한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예비청약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약 의향이 있는 이들에게 사전의향서와 신분증, 잔고 최소 1억원 이상 있는 통장사본, 등본, 인감도장을 요구한다. 견본주택 관계자는 “청약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이 되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엠디엠플러스는 이달 2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 1순위, 26일 2순위 등 청약일정에 돌입한다. 분양받기 위해선 여느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청약을 하고 당첨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청약에 앞서 견본주택을 방문해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이들에겐 일정 부분 혜택이 주어진다. 엠디엠플러스 관계자는 "홍보 및 분양 담당 일부 대행사에서 내거는 조건으로 시행사 측에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흥행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리 영구 한강뷰라고 하더라도 주택시장 침체기에 분양가가 높다보니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하이엔드 시장인만큼 당장의 청약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관계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이 높으면 잠시 기분이 좋을 순 있지만 되레 분양가 책정에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분양가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분양이 더디더라도 고가에 분양하는 게 시행사 입장에서는 실리를 챙기기에 좋다는 것이다. 하이엔드 주거지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고 자본력 탄탄한 업계 1위 시행사는 당장은 완판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완판될 것이란 확신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엠디엠과 시행업계 쌍벽을 이루는 신영이 하이엔드 주거를 앞세워 서울 여의도에서 분양한 브라이튼여의도 역시 아직 잔여세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하이엔드 시장은 강남권 한강변 중심으로 매우 커지고 있다. 이곳 이외에도 현재 철거 후 현대건설이 시공 예정인 에테르노압구정, 분양가 300억~800억대 아스턴55 등이 있다. 두 곳 모두 내달 착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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