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 조사결과···블록딜 했지만 삼성電 주식가치 올라 지난해보다 오히려 보유지분 가치 늘어
상속세 부담은 여전

지난 2015년 6월 1일 당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축하 만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5년 6월 1일 당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축하 만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주식부호 3명은 삼성가(家) 세 모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상속세 마련을 위해 블록딜로 주식을 2조원 넘게 대거 처분했음에도 세 사람의 주식 가치는 지난해 연초 대비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 여성 주식부호 417명 가운데 상위 50명의 전년(2023년 1월12일 기준) 대비 올해(1월 12일 기준) 주식 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보유지분 가치가 7조3963억원(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으로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 보유 주식 가치 7조3202억원에 대비 1.1% 증가한 액수다.

2위는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대표이사)으로 보유 주식 중 삼성전자 지분 240만1223주(0.04%)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현재 총 보유 가치는 6조334억원으로 지난해(5조8885억원) 대비 2.5% 늘었다.

3위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5개 기업 보유 지분 중 삼성전자 지분 810만3854주(0.14%)를 매각했지만 4개 종목 보유지분 가치가 5조3669억원으로 지난해(5조1516억원)에 비해 4.2% 증가했다.

이처럼 삼성가 세 모녀가 2조원 넘게 주식을 처분했음에도 보유지분 가치가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이 작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모녀의 지분 매각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유족들이 내야 하는 12조원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 유족들은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작년 5월에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주식 담보대출도 받았다. 전 세계적 금리인상 기조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을 통해 상속세 재원 마련에 활용할 수 있었던 미술품 '이건희 컬렉션'이 국가기관에 기증돼 사회에 환원했다.

삼성가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주식보유 가치가 가장 높은 여성은 ㈜SK의 지분 6.6%(7876억)를 보유한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었다. 다만 지난해(9182억원)에 비해 주식가치가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SK회장의 동생이다.

재계 가문 중 삼성가에 이어 보유 주식 가치가 높은 가문은 LG가 세 모녀였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각각 ㈜LG 지분 4.20%, 2.92%, 0.72%를 보유하고 있다. 세 사람은 구광모 LG회장과 상속 분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식 여사의 주식 가치는 5060억원으로 여성 주식 부호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고,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주식 가치는 3498억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구연수씨는 860억원으로 19위였다.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두 모녀의 지분 가치는 7475억원으로 여성 주식부호 7위, 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1조 621억원)에 비해 지분 가치가 29.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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