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은행지수, 지난해 말 대비 2.0% 하락
카카오뱅크 주가 나홀로 상승세···2개월여 만에 70% 이상 ‘급등’
카뱅 ‘주담대 갈아타기’ 대흥행···대출 성장 기대감↑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은행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최근 두 달 남짓 사이 주가가 70% 이상 급등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나타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날 3만1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2일 종가(2만9400원) 대비 6.97%(2050원) 상승했다. 장중에는 3만1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말일 종가가 1만816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73.4% 급등한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이날 기준 KRX 은행지수는 지난해 12월 28일 683.24로 장을 마감한 이후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5일에는 643.27까지 떨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KRX 은행지수는 669.85로 지난해 말 대비 2.0% 하락했다. KRX 은행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은행을 대표하는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 지수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은행주가 좀처럼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은행권의 수익성 둔화 우려와 상생금융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상생금융 관련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자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던 시중은행들은 3분기 들어 NIM이 하락하면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나은행(1.57%)과 우리은행(1.55%)의 3분기 NIM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05%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했으며 신한은행도 1년 새 1.68%에서 1.63%로 0.05%포인트 떨어졌다.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들의 기부금 지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4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2480억원)보다 65.7%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은행주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카카오뱅크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배경에는 여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5대 은행은 가계대출 취급 문턱을 높이면서 여신 성장이 둔화됐지만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누적 대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9일 출시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흥행에 성공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대환대출 서비스 시행 첫날 수요가 몰리며 하루 만에 한도가 소진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낮은 금리를 유인으로 빠르게 일일 한도를 소진하면서 관련 대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치를 30%로 완화함에 따라 중금리대출 취급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면서 대출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금리대출 취급 부담 경감, 전월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시행 예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 20% 이상의 대출성장률 확보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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