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개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 전환
시장 관망 추세 따라 대기성 자금 증가···고금리 파킹통장 주목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 우대조건 없이 연 최고 7% 금리 제공
소액 한도로 여러 금융사 상품 자금 분산 입금···'파킹통장 쪼개기' 눈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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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한 때 연 5%대 가까이 상승했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데 이어 저축은행권 평균예금마저 연 3%대로 내려가자 투자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정기예금에 예치하는 대신 단기간 자금을 묶어두려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고금리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3.87%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4.24%까지 상승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세 달 만에 0.37%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금융권 예금금리 경쟁이 치열하던 2022년 말(5.51%)보다는 무려 1.63%포인트나 하락했다.

앞서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연초까지만 해도 5.37%(1월1일 기준)를 기록하며 5%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월 말 4.71% ▲2월 말 3.79% ▲3월 말 3.77%로 내려갔다. 4월에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7월 중순 4%대로 올라섰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요구불예금(저축성예금 포함)은 지난달 말 기준 616조7480억원으로 18조439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연 0.1%대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지만 만기가 설정돼 있지 않아 언제든 돈을 빼고 넣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 0.1%대의 낮은 이자를 받으면서도 투자처를 찾기 위해 지켜보는 금융 소비자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설명이다. 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이기 때문에 금리에 따라 정기예금과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대기성 자금이 늘면서 시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파킹통장이란 단기간 자금을 굴릴 수 있으며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이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적용되고 별도 해지나 재가입 없이 예치금에 인상된 금리가 자동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과 연초는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성과급을 받는 시기"라며 "목돈을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 잠시 파킹통장에 맡기는 수요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파킹통장 중에서도 고금리 파킹통장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50만원까지 우대조건 없이 연 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가입 대상은 OK저축은행 보통예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이다. 해당 상품은 50만원 이하 분에 고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50만원 이하 고객에게는 연 7%, 50만원 초과분에는 연 3.5% 금리를 적용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자유예금'은 2000만원까지 최고 연 4.1%가 적용된다. 기본금리 연 3.9%에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고 애큐온멤버십플러스 가입 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입출금통장'은 1억원 한도로 연 3.5%의 이자를 제공한다. 1억원 초과분에는 연 0.2%가 적용된다. 다올저축은행의 'Fi 자산관리통장'은 잔액이 많을수록 높은 이자를 받는다. 잔액이 3억원 미만이면 연 2.60%가, 3억원 이상이면 연 3.80%가 제공된다.

소액 한도로 여러 파킹통장 상품을 쪼개 가입하는 방식으로 고금리 혜택을 극대화하는 방법인 '파킹통장 쪼개기'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금리가 높은 대신에 입금 한도가 낮은 여러 금융사 파킹통장 상품에 자금을 분산해 조금이라도 이자수익을 늘리려는 목적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파킹통장의 금리가 대체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보니 신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기존 가입자의 잔액도 유지되고 있는 추세"라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내려온 만큼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파킹통장 상품들은 아예 판매가 중지되거나 신규 가입자에 한해 가입이 가능한 방식 등으로 혜택이 제한적으로 주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자금까지 알뜰하게 굴리기 위해 파킹통장을 쓰고 있거나 새로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바뀐 파킹통장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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