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현지 시간) 새 갤럭시 시리즈 공개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 AI 탑재로 주목
“시장 반응따라 단기 주가 흐름 영향 전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를 담은 모바일 신제품을 이번 주 발표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선 관련 테마인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다시금 주목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번 이벤트가 관련주의 투자심리를 재차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대표 모델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러시 시리즈를 매년 2월에 공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 시점이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이번 제품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번 시리즈가 세계 최초의 ‘AI폰’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 주제도 ‘모바일 AI의 새로운 시대 개막’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4가 기존의 클라우드 AI와 온디바이스 AI가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AI폰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방식의 스마트폰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미 온디바이스 AI 관련 테마가 형성된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영향력이 주목된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 네크워크에 연결하지 않고도 디바이스 자체에서 개인화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모바일뿐만 아니라 노트북, XR(확장현실), 드론, 로봇 등에도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과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대에 그동안 관련주들은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저전력·저용량 메모리 반도체 설계기업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11월 초 4010원에서 이달 12일 1만8050원까지 2개월여만에 4배 넘게 급등했다. 제주반도체가 설계하는 저전력 반도체가 온디바이스AI 구현에 필수적이라는 점이 부각된 결과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AI 추론의 지연을 줄여주는 NPU(신경망처리장치) 관련주들도 테마에 포함돼 상승 흐름을 보였다. AI NPU·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필요한 영상 코덱과 IP(설계자산)를 공급하는 칩스앤미디어는 지난해 11월 이후 74.6% 상승했고 3세대 NPU를 개발하고 있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60.5% 오름세를 보였다.

이밖에 반도체 칩의 테스트 소켓을 생산하는 리노공업은 같은 기간 45.7% 상승했다. 소켓 수요 증가 기대감이 조명된 영향으로,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AP(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업체들의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 본격화와 동시에 글로벌 IT업체의 AI 적용 디바이스 준비는 고부가 칩 수요 증가, 모바일 적용 제품군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가 다가오자 관련주들이 재차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종목을 제외한 다수 관련주는 올해 증시 부진과 옥석가리기 탓에 조정이 나온 상태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 신제품이 시장 기대 이상의 온디바이스 AI 활용도를 보여줄 경우 재차 시장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온디바이스 AI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그동안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례가 없었다. ‘챗GPT’처럼 온디바이스 AI가 삶을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간 투자자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9월 애플도 AI 스마트폰을 낼 것으로 보여 관련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리스크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혁신성을 보여줄 경우 온디바이스 AI 테마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재료 소멸에 따른 ‘셀온’(sell on, 차익실현 물량 대거 출회)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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