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갈등 물류 리스크로 번져···운임지수 폭등
물류 차질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자극할 수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중동 갈등이 물류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친이란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 상선을 공격하면서 물류에 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단순 물류비 증가뿐만 아니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물가가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날 기준 2206.0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6%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118.2%에 달한다. 

이는 홍해발 물류 리스크 탓으로 분석된다.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물류의 핵심지 중 하나다. 이곳의 관문인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10~15%를 담당하고 있고 컨테이너 물동량의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그런데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했다. 이에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홍해 항로가 아닌 우회로인 희망봉 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항행 기간이 열흘 정도 길어지고 그에 따른 운송비용도 높아진다.

이로 인해 물류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글로벌 기업 중에선 물류난을 겪고 있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차량 운송 비용 증가 및 약 2주간의 운송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영국 의류업체 넥스트,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 등 주요 소매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2주 이상의 배송 지연 가능성을 통보했다. 

물류시장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동 갈등이 심화되면서 리스크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까닭이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후티 반군 공급에 나서고 있는데 일각에선 중동 내 반미 감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에 언제든 중동 앞바다의 상선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경제의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확대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분류된다. 그중에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에서 "갈등 고조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경우 둔화되고 있던 물가 상승률이 재차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중동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물류 리스크는 장기화할 수 있고 에너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의 물류 차질도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여기에 물류비 상승에 따른 부담 확대도 수출기업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다만 정부는 아직 후티 반군의 물류 위협으로 인한 국내 기업 수출 차질이나 국내 물가 상승 등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큰 폭으로 올랐다. / 사진=연합뉴스.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큰 폭으로 올랐다. 사진은 해당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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