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톤·스미토모·굿이어 참석
타이어 연계 미래차 솔루션 제시

브리지스톤이 CES 2024 현장에 마련한 부스의 전경. / 사진=브리지스톤
브리지스톤이 CES 2024 현장에 마련한 부스의 전경. / 사진=브리지스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전자박람회(CES) 2024에 참가해 각종 신기술을 뽐냈다. 거대 시장이자 미래차 기술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경쟁력을 과시하려는 취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브리지스톤, 스미토모 고무, 굿이어 등 3사는 CES 2024 현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자체 개발한 차세대 타이어나 타이어·차량 관리 솔루션을 홍보했다.

일본 브리지스톤은 자체 전시공간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타이어와, 타이어·차량 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전시 콘텐츠 중 하나인 엔라이튼(ENLITEN) 기술은 타이어의 원재료 사용량을 줄이고 소재 배합을 차별화해 더 가볍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폭스바겐이 유럽에서 판매중인 소형 전기차 ID.3에 엔라이튼 기술이 적용된 브리지스톤 타이어 제품 투란자가 신차용으로 장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리지스톤은 타이어 모니터링 및 자산 관리 설루션 ‘플릿 케어(Fleet Care)’를 알렸다. 지난해 CES 현장에서도 소개한 플릿 케어는 타이어를 차량 내 시스템과 연동시켜 고객에게 타이어 뿐 아니라 차량 상태 및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브리지스톤은 트럭기사 등 운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플릿 케어를 공급하는 중이다. 타이어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운송 사업자에게 중요한 사업적 요소인 차량 운행 효율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이윤 증대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스미토모 고무가 마련한 CES 2024 부스의 가상도. / 사진=스미토모 고무
스미토모 고무가 마련한 CES 2024 부스의 가상도. / 사진=스미토모 고무

◇스미토모, 미래차 솔루션 제시···굿이어, 최신 전기차 타이어 공개

국내외 타이어 시장에서 잘 알려진 타이어 브랜드 던롭(DUNLOP), 팔켄(FALKEN)을 운영하는 스미토모 고무(이하 스미토모)도 차량 주행 상황을 인지하고 차량 제어에 관여할 수 있는 스마트 타이어 기술을 공개했다.

센싱 코어(Sensing Core)는 타이어 자체가 센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주행환경을 감지하고 타이어의 마모도, 공기압, 동작 변화 등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다. 스미토모는 센싱 코어를 통한 차량 데이터 확보, 클라우드 연계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스미토모는 센싱 코어를 비롯해 미래차, 모빌리티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스마트 타이어 콘셉트’라는 개념으로 묶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전, 운행효율, 지속가능성 등 측면에서 발전된 타이어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굿이어도 자체 부스에서 타이어 관련 센싱 기술을 비롯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홍보했다. 굿이어는 독일 부품사 ZF와 함께 개발한 타이어, 차량 모션 제어 기술을 소개했다. 굿이어는 타이어 신기술 굿이어 사이트라인(Goodyear SightLine)과, ZF의 차량 모션 제어 소프트웨어 큐빅스(cubiX)를 결합한 설루션을 제시했다. 해당 설루션을 통해 차량의 주행 안전성, 성능을 뒷받침할 수 있다. 굿이어는 향후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최적화한 형식으로 설루션을 개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굿이어는 전기차용 사계절 타이어 일렉트릭드라이브2(ElectricDrive2)를 공개했다. 기존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군 일렉트릭드라이브의 최신 제품으로, 적용한 지속가능 재료의 비중이 50%에 달하고 방음력과 접지력, 내구력을 모두 높인 특징을 보인다. 모델3, 마하-E, 볼트 등 다양한 전기차에 장착 가능하도록 여러 규격으로 개발했다.

3사가 이번에 전시한 기술이나 제품은 글로벌 업계의 신기술 개발 트렌드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라는 평가다. 타이어 업체들은 시장 판도가 사실상 고착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타이어와 연계된 통합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쓰는 중이다.

타이어 업체들은 제조 경쟁에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고객의 차량 운행을 지원하는 등 서비스를 개발하는데도 공들이고 있다. 이는 완성차, 전기전자, 부품 등 산업별 기업들이 함께 뛰어든 분야라는 점에서 산업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허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굿이어가 CES 2024 현장에서 공개한 전기차 전용 최신 타이어 일렉트릭드라이브2(ElectricDrive2). 사진=굿이어
굿이어가 CES 2024 현장에서 공개한 전기차 전용 최신 타이어 일렉트릭드라이브2(ElectricDrive2). 사진=굿이어

◇국내 기업들은 참가 안해···기술개발 방향성 고민

한편 국내 3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올해 CES 현장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열린 CES에서 공기 비주입(에어리스) 타이어 콘셉트를 소개했지만 이후 2년 연속 불참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CES에 한번도 참가하지 않았다.

미쉐린, 콘티넨탈 등 유력 타이어 업체들도 올해 행사에 불참하거나 타이어 관련 콘텐츠를 내놓지 않았다. 미쉐린은 올해 불참했다. 지난해에는 타사와 함께 개발한 타이어 관련 신기술을 소개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참가했고, 앞서 열린 CES에서 별도 부스를 운영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콘티넨탈은 타이어를 제외한 차량용 전자장비, 모빌리티 솔루션 등 분야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자율주행 기술 진화 등 모빌리티 산업 국면 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에 대한 타이어 업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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