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방시장 주춤해 올해 실적 부진 전망
주가 하락세 지속···시총 2년여전 대비 6조원 가량 증발
최대주주 한앤컴퍼니, 상황 반전시킬 수 있을 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자동차 부품업체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2년여 전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적 부진과 성장 기대감 하락에 한온시스템의 시장가치가 매각 추진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한앤컴퍼니가 올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이 하락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이날 679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8760원 대비 22.4% 하락한 수치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8월 1만원을 넘어서며 반등에 나섰지만 같은해 10월 7000원대로 추락한 이후 이날까지 8000원선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한앤코오토홀딩스
유한회사 보유 지분 50.5%)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앞선 2021년 6월 공시를 통해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잠재 매수인들과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 및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7월 다시 공시된 바 있다.

한앤컴퍼니가 매각을 추진했던 2021년만 하더라도 한온시스템의 가치는 높게 평가됐었다. 전기차 시장 개화와 함께 한온시스템의 ‘3세대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히트펌프시스템이 주목받았던 것이다. 이에 당시 한온시스템은 시가총액 10조원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였고 한앤컴퍼니 보유 지분 매각가만 5조~6조원대로 언급됐었다. 이는 2015년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 당시 가격인 2조7500억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의 시장가치는 2년여 전보다 낮아진 상태다. 전날 기준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3조6500억원 수준으로 한앤컴퍼니의 단순 지분가치는 1조9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온시스템이 시장에서 저평가됐다고 하더라도 2년여 전 당시 가격에 맞는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셈이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성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도 한온시스템의 올해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절대적인 Q(물량) 성장이 중요한 부품사들의 상대적인 실적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는 한온시스템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2%, 11% 하향했다.  

여기에 완성차업체의 열관리 제품 내재화 리스크도 투자심리를 누르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히트펌프시스템을 포함한 열관리 제품은 한온시스템의 성장 모멘텀으로 평가되는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품계열사 현대위아를 통해 전기차 열관리사업에 진출하는 등 완성차회사들이 일부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선 한온시스템의 투자 매력을 다시금 높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은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당시보다 저평가된 상황으로 평가된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 총지분 가치를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의 10배 수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EBITDA는 8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시장가치와의 괴리가 커져있다. 

다만 한앤컴퍼니도 한온시스템의 성장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말 주요고객 전기차 전용 프로그램 양산을 위해 미국 테네시 등 북미 사업장에 1163억원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더해 실탄 확보에도 힘쓰고 있는 상황으로 이달 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CI.
한온시스템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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