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송영조, 조덕현 유력 후보 거론
15년 만의 직선제···지역 구도 뚜렷해질듯

(왼쪽부터)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가 정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15년 만에 직선제로 진행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동안 총 8명의 인물이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최종 등록 후보와 기호는 ▲1번 황성보(경남 동창원농협 조합장) ▲2번 강호동(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3번 조덕현(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4번 최성환(부경원예농협 조합장) ▲5번 임명택(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6번 송영조(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7번 이찬진(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8번 정병두(전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조직 전체 인사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해 '농민의 대통령'이라 불린다. 받는 연봉만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일은 이달 25일이다.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은 결국 연임 도전을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 법률 아래선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는 4년 단임이다. 

거론되는 유력 후보는 강호동, 송영조, 조덕현 등이다. 이 가운데 경남 출신인 강호동 후보가 현재 가장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24대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로 3위에 오른 바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농촌농협의 5선 조합장으로서 경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 금정농협의 송영조 후보도 지역 기반이 탄탄해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직전 선거 1차 투표에서 3·4위 모두 경남출신(최덕규, 강호동)이 차지한 바 있다. 부산지역 6선 조합장으로서 7대 특·광역시를 대표하는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경제지주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조덕현 조합장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충청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 강원지역 표심이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3선 조합장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대의원 292명이 회장을 뽑는 간선제로 진행했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농·축협 조합장들 및 품목조합연합회 회장들이 직접 중앙회장을 뽑는다. 더구나 조합원이 3000명 이상인 농·축협은 1표를 더 행사할 수 있는 ‘부가의결권’도 최초로 도입된다. 이에 전체 유권자는 1111명의 조합장이지만 총 1252표가 행사된다. 

이에 지역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권역별 조합장을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농협에 따르면 권역별 조합장은 경기 161명, 경북 151명, 전남 144명, 충남 143명, 경남 137명, 전북 92명, 강원 79명, 충북 65명이다. 이밖에 제주 23명, 대구 22명, 서울 19명, 부산 14명, 울산 17명, 인천 16명, 광주·대전 각 14명 등이다.

직전 선거를 교훈 삼아 부산·경남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 2020년 1월 말 열린 선거 1차 투표에서 이성희 후보 82표, 유남영 후보 69표, 강호동 후보 56표, 최덕규 후보 47표, 이주선 후보 21표, 문병완 후보 12표 등을 각각 얻은 바 있다. 경남 출신이었던 강호동, 최덕규 두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가장 많은 113표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지역과의 연합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도 여전히 당선의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전국에서 가장 조합장이 많은 지역인 경기 출신의 후보자는 없다. 경기 조합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될 수 있다. 이 회장이 경기 출신으로 당선됐기에 그의 의중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예비후보자 등록한 이후부터 특정 후보의 부정적인 내용의 지라시가 도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라면서 “경남 후보 단일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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