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가지 14개 단지 올해 정비구역 지정 예상
정부 공급 활성화 기조 수혜 기대
부동산 침체 속 신고가 잇따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목동신시가지가 6단지를 필두로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 의지를 나타내면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5만3000여가구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천구는 오는 16일 ‘목동6단지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계획안에 따르면 6단지는 목동 911번지 일대 면적 10만2424.6㎡를 대상으로 기존 최고 20층, 1362가구 규모에서 최고 49층, 2120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목동신시가지에서 정비계획안이 구체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6단지는 1986년 준공돼 올해로 입주 38년 차를 맞는다. 2020년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021년 2월 양천구에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했다. 이후 신속통합기획으로 노선을 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천구는 이번 주민설명회에서 주민의견 수렴 후 양천구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 내 정비구역 지정권자인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재건축은 ‘안전진단→정비구역·정비계획 입안제안→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를 거친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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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비계획 입안제안을 하기 위한 동의율이 72%를 넘겼다. 입안제안을 하기 위해선 토지 및 소유자 6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정비구역 입안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속통합기획도 추진 중으로 이달 말까지 동의율 50% 목표로 동의서를 걷고 있다. 현재 신속통합기획 동의율은 47%를 달성했다. 이곳은 지상 15층, 30개 동, 1588가구로 구성됐다. 재건축을 통해 3100가구 규모 매머드단지로 재탄생한다.

3단지는 종상향을 조건으로 한 공공기여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 되면서 동의서 징구 작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3단지는 1·2단지와 함께 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다. 반면 나머지 11개 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주민들이 형평성을 이유로 종상향을 요구해왔으나 서울시가 종상향을 조건으로 늘어난 용적률의 20% 수준의 공공기여(임대주택)를 제시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양천구청이 공공기여 방식을 임대주택 대신 개방형 녹지인 ‘목동 그린웨이’(가칭)를 조성하도록 제안하면서 주민과 서울시 간 갈등을 중재했다. 이를 통해 목동 1~3단지 주민들은 일반 분양주택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고 서울시의 공공기여 요건도 충족시킬 수 있다.

목동신시가지에선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11단지를 제외한 13개 단지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계획 수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목동 재건축 단지 대부분이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자 목동신시가지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최고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단지 전용면적 154㎡, 2단지 전용 152㎡, 3단지 전용 145㎡, 5단지 전용 142㎡ 등 가장 비싼 평형대에서 29억~32억원 사이로 신고가 계약이 체결됐다. 10월 목동 1단지에서는 최대 평형인 전용 154㎡가 기존 신고가(28억6000만원)를 뛰어넘는 거래가 두 건(28억7000만원·29억원) 이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와 함께 재건축 활성화 기조에 힘입어 개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며 “집주인들도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는 1985~1988년 사이 지어진 14개 단지, 2만6629가구 규모 대단지다. 1~7단지는 양천구 목동, 8~14단지는 양천구 신정동에 속해 있다. 1~7단지는 조망권·접근성 등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8~14단지는 우수한 학군을 무기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부분 117~164%의 낮은 용적률과 넓은 대지지분으로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재건축 후 약 5만3000가구 이상의 신도시로 변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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