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토스 IPO 입찰제안요청서 제출 완료
기업가치 10조원 목표 예상···연간 적자 지속돼 마이너스 요인
당국, IPO 심사 강화···손익 등 정보공개와 합리적 가치 산정 중요
실적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할 경우 실제 몸값 기대치보다 밑돌 수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토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토스 IPO 입찰제안요청서(RFP) 제출을 완료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토스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평가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IPO 과정에서 손익 등 정보공개와 합리적 가치 산정을 중요시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의 경우 아직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부분이 향후 기업가치 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입찰제안요청서를 마감했다. 앞서 토스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REP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증권사들은 입찰제안요청서 마감 순간까지 토스의 기업가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REP 배포는 IPO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토스는 향후 프리젠테이션(PF)를 통해 주관사 후보의 상장 전략을 선정한 뒤 최종적으로 주관사단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관사단 구성까지는 1년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각 절차별로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여름 정도에 주식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토스는 지난 2022년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평가된 토스 기업가치는 약 8조9000억원 수준이었다. 15조원에서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장도 결국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토스가 IPO를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는 토스의 기업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토스는 무신사, 야놀자 등과 함께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창업한 지 10년 이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후 비상장회사들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토스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토스가 이번 상장에서 기업가치 10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예측한다. 이른바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기업을 의미하는 데카콘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토스 몸값 전망에 대한 의견은 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토스가 아직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된다. 토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순이익은 내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스의 순손실은 ▲2016년 226억원 ▲2017년 771억원 ▲2018년 1832억원 ▲2019년 3000억원 ▲2020년 910억원 ▲2021년 2212억원 ▲2022년 3841억원 등 출범 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회사도 적자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토스페이먼츠(약 689억원), 블리츠패스트(약 646억원), 브이씨엔씨(약 148억원), 토스플레이스(약 154억원), 토스인슈어런스(약 107억원) 등 자회사 12곳 중 8곳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규모가 적어 다른 계열사 손실을 상쇄하기는 무리라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토스뱅크는 당기순이익 86억원, 토스증권은 3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토스가 프리IPO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낸 것은 시장의 유동성 감소 탓도 있지만 매년 누적되고 있는 계열사들의 대규모 적자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은 IPO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IPO 증권신고서 심사 시 제출 직전 월까지의 매출액과 영업손익(잠정 포함)이 '투자위험요소'에 적절히 기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판단 정보를 충실히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IPO 과정에서 손익 등 정보공개와 합리적 가치 산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취약한 수익구조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매출이 빠르게 늘고 적자 규모 또한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준이 강화된 점이 IPO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할 경우 실제 몸값은 기대치보다 밑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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