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유지···8회 연속 동결
“물가상승률 여전히 높고 전망 불확실해”
“물가 둔화 속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8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단행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가 확산하고 있으나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관망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 동결한 데 이어 이번까지 8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과 경기 둔화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일단 국내외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경제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는 게 금통위의 시각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고용은 실업률이 일시적 요인에 영향받아 높아졌지만 견조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세가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성장경로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파급영향, IT경기의 개선 정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지속 등으로 12월 중 3.2%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각각 2.8%와 3.2%로 둔화됐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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