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이후 여덟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3%대 물가상승률 및 경기 둔화 우려 종합 고려해 현 수준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은 여덟 차례 연속 동결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금리를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에 인상 행진이 멈춘 바 있다. 이후 4월과 5월, 7월, 8월, 10월, 11월 그리고 올해 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여덟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 응답자 98%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금투협은 “지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기준금리 조기 인하 전망이 약화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8연속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이 자리 잡고 있다. 소지바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3%로 내려왔지만 8월 3.4%를 기록한 후 12월에도 3.2%를 나타내며 5개월 연속 3%를 웃돌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으로 인한 건설업계 구조조정 우려가 확대되는 등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3%대에 머무는 데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어 한은은 일단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물가, 가계부채, 미국 통화정책 추이 등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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