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장 전 블록딜···주당 7만2716원
상속세 납부 위한 목적···삼성전자 주가는 약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홍라희 전 리움 삼성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세 모녀가 총 2조1689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에 성공했다. 이번 블록딜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뤄졌다.

11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홍 전 관장 등 세 모녀는 총 2조1689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로 전량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7만2716원으로 전날 종가인 7만3600원 대비 1.2% 할인된 가격이다. 당초 블록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씨티·UBS·JP모간은 2% 할인율을 목표했지만 15조원 이상의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할인율이 낮아졌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매각된 삼성전자 지분을 살펴보면 홍 전 관장 0.32%(1932만4106주), 이부진 사장 0.04%(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 0.14%(810만3854주)다. 이들은 블록딜로 각각 1조4051억원, 1746억원, 5892억원을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부진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외에도 삼성물산(0.65%), 삼성에스디에스(1.95%), 삼성생명(1.16%)의 일부 지분 매각으로 약 64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이들 세 모녀가 삼성전자 지분을 현금화하면서 상속세 부담도 덜게 됐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별세 이후 삼성 일가에 26조원의 재산을 남겼다. 이에 따라 삼성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에 이른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지난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 모녀의 경우 홍 전 관장의 상속세는 약 3조1000억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부담은 각각 2조6000억원과 2조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납부한 상속세를 감안하면 이번 블록딜로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0.95% 하락한 7만2900원에 장을 시작해 약보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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