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 6만원대 기록
시총 2조원 밑으로 떨어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마트가 새해부터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유통기업 매출 1위 자리에서 내려왔고 주가도 6만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 시가총액도 2조원 밑으로 기록됐다. 올해 이마트는 한채양 대표 체제로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우면서 실적 반등 기회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오프라인 키우기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022년 신세계는 신년사에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를 거론하며 온라인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본업인 오프라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마트 실적 추이 및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이마트 사업 내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실적 추이 및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이마트 사업 내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수장에 오른 한채양 대표도 오프라인 경쟁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3사의 수장을 맡은 한 대표는 신규 출점 재개를 선언했다. 그동안 출점에 소극적이였던 신세계가 점포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 대표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면서 “신규 출점 등 외형 성장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까지 노후된 점포 51개점을 리뉴얼했고, 지난해 12월 수원 점포 출점에 이어 올해 5개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의식한 듯 신세계, 이마트는 비효율 사업을 정리해왔다. 대표적으로 분스, 부츠, PK마켓, 삐에로쇼핑, 제주소주, 스톤브릭, 센텐스 등을 철수했다. 지난해는 정 부회장이 애착을 둔 신세계L&B의 위스키 사업을 중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에 밀리면서 내부에서 충격이 컸던 것 같다”면서 “이마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인 오프라인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선을 바꾼 이마트 속내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7785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오르고, 영업이익은 34% 하락한 규모다.

이마트 주가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23일 주가 11만9900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해 같은 해 10월 16일 6만8000원으로 최저가를 찍었다. 이후 7만원대를 회복하면서 반등하나 싶더니, 등락을 반복하며 결국 이날 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마트 주가 흐름.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주가 흐름.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본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수원에 트레이더스를 출점했고, 한채양 대표님 말씀처럼 매장 신규 오픈,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주가 하락 배경에는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인한 이익창출력 약화, 투자 자금 증가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 현금흐름 개선 불투명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마트 부채비율은 2018년 89.1%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150.5%로 급격히 상승하며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베이코리아·W컨셉코리아·SCK컴퍼니(현 스타벅스코리아)·SK와이번스 등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추가 취득한 탓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1년 1.27%에서 2022년 0.46%, 지난해는 0.3%대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낮췄다.

무엇보다 이마트의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가 유통 시장에서 영향력이 떨어진 것이 이마트 주가에 악재를 더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확산 등으로 대형 오프라인 매장 이용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의 수요마저 쿠팡·컬리 등 커머스 기업에 자리를 내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마트를 둘러싼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 이마트 새 수장에 오른 한 대표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한 대표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사업 투자와 재무 개선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할인점의 외형이 지난해 높은 기저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이마트 주요 경영진들은 본업 개선 의지를 지속 표명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 연구원은 “한채양 대표뿐 아니라 정용진 부회장도 본업 수익성 강화를 주요 화두로 제시했고, 그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이마트의 유통업 내 지위를 감안 시, 수익성 개선 의지가 충분히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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