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갖은 악재에 리스크 관리 부서들 신설
부동산PF 리스크 낮고 리테일 강해···올해 호실적 가능성도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 사진=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 사진=키움증권.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지난해 갖은 악재를 맞았던 키움증권이 올해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키움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신임 대표 체제를 본격화한 상태로, 리스크 관리 강화로 신뢰 회복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면서 올해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8일 엄주성 신임 대표가 취임한 뒤 시행한 첫 조직개편과 인사로 위기관리 능력 강화와 신뢰회복 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키움증권의 조직개편을 살펴보면 리스크 관련 부서들이 눈에 띈다. 키움증권은 관리능력 강화를 위해 기존 전사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승격해 ‘리테일Biz분석팀’을 새로 꾸렸다. 여기에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을 신설했고 자회사 리스크와 내부통제 통합관리를 위해 ‘그룹위험관리팀’도 새롭게 편제했다. 

이같이 키움증권이 리스크 관리 강화에 의지를 보인 것은 업계에선 예상됐던 부분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리스크 관리에 구멍을 보이며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지난해 4월에는 라덕연 일당의 주가 조작 사건에 연관됐고 같은해 10월에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휘말리며 4300억원이 넘는 미수금이 발생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입장에선 평판에 실적까지 훼손됐다는 점에서 아쉬운 한해였던 것이다. 특히 실적 영향이 컸는데 키움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62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1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4분기 4300억원대 미수금 충당액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올해 키움증권이 다른 의미로 조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IB(투자은행)보다는 리테일이나 운용 부문이 증권사의 실적에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키움증권은 리테일 강자로 증시 호조 시 실적이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각종 미수금 관련 손실이 기저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키움증권은 최근 증권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노출도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부동산PF 관련 불확실성이 증권사 이익의 변동요인으로 작용할 때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흐름이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PF 채무보증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7410억원 안팎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 중 절대 금액이 가장 적다.

이에 키움증권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한때 11만원을 넘어섰던 키움증권의 주가는 연이은 악재를 맞으며 9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여전히 증권업황의 부진과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리스크로 꼽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의 증권사 목표주가(최근 한 달 기준) 최고치는 13만원이고 가장 낮은 목표가는 11만5000원이다. 키움증권의 이날 종가는 9만37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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