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련 ETF, 새해 들어서도 마이너스 수익률
지난해에도 하락률 상위권에 대거 포함 돼
올해도 먹구름···일각선 완만한 회복 전망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지난해 글로벌 증시 반등에도 힘을 쓰지 못했던 중국 관련 투자 상품의 부진이 새해에도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지속해서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공을 들이고 있고 일각에선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어 반등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올 들어 전날까지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상품은 -15.56%의 수익률을 낸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였다. 이 ETF는 홍콩 증시의 기술주로 구성된 ‘Hang Seng TECH 지수’ 상승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연초부터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중국 ETF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전기차 기업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는 -10.53% 수익률에 그쳤다.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도 -8.99%의 수익률이었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ETF 중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이 -8.36%로 약세를 보였다. 

중국 투자 상품은 지난해부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기대에 중국 투자 수요가 증가했는데, 중국 대표 지수인 CSI300지수는 지난해 11.4% 하락했고 홍콩H지수는 12.9% 내렸다. 이는 미국 나스닥 지수가 43% 상승하고 코스피가 20% 가까이 상승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중국 경제의 부진 가능성이 관련 투자 자산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6%로 제시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WB(세계은행)는 각각 4.7%와 4.4%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심지어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민간 리서치기관인 로듐그룹의 경우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3~3.5%로 잡기도 했다.

이들 기관은 대체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부채 문제, 소득 증가율 둔화 등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중국 기업의 파산 사례도 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 최대 민영 자산관리 회사이자 ‘그림자 금융’으로 유명한 중즈그룹이 채무불이행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 쪽으로도 옮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경기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이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불균형한 경기 흐름이 지속될수록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강도는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동안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부양책, 1조위안 규모의 특별국채 효과의 시차(9~12개월)를 감안하면 올해 중국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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