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조원’ 촉진1-2구역 재개발 시공권 놓고 맞대결
최고 69층으로 계획···초고층 빌딩 강자 간 대결도 관전 포인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이달 부산 재개발 최대어 부산 촉진2-1구역 시공권을 놓고 맞붙는다. 두 건설사의 마수걸이 수주인 데다 공사비만 1조원이 넘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상 최고 69층으로 지어지는 만큼 초고층 빌딩 강자 간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말 진행된 입찰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촉진2-1구역은 부산진구 범전동 263-5번지 일대 13만6727㎡를 재개발해 지하 5층~지상 69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1902세대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해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촉진2-1구역은 당초 GS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6월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GS건설이 요청한 3.3㎡당 공사비는 987만원 수준이다. 조합이 시공자 선정 절차를 다시 밟으면서 컨소시엄 불가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역대급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부산 촉진2-1구역 조감도 / 사진=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은 포스코이앤씨보다 하루 앞서 입찰 보증금 현금 400억원을 납부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수주전에 참여한 건 2020년 신반포15구역·반포3구역 이후 3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클린수주·선별수주 기조 아래 수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취임 이후 벌어지는 첫 수주전인 만큼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3.3㎡당 공사비를 890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제한한 공사비 970만원 대비 8% 저렴한 금액이다. 기존 시공사 GS건설이 제시했던 금액보다 100만원 가량 낮다. 여기에 부산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제시해 삼성물산의 ‘래미안’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포스코이앤씨가 저렴한 공사비를 내세우며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촉진2-1구역은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지어지다보니 당초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대로 추산됐다. 69층 초고층 건물의 경우 통상 공사비가 일반 건물 대비 1.4~1.6배 가량 높다. 공사비가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과 연결되는 만큼 조합은 줄곧 800만원 이하를 고수해 왔다.

초고층 빌딩 강자들이 벌이는 대결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물산은 2002년 최고 65층 높이 서울 강남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를 건설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바이 부르즈할리파’(828m)와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금융센터’(508m)도 삼성물산 작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초고층시장의 강자로 평가받는다. 여의도 파크원(318m)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411m) 등 9개의 초고층 건물을 지은 경험을 갖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떠오른 포스코이앤씨 간 자존심을 건 대결이 될 전망이다”며 “이번 수주전을 따낼 경우 실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총력전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촉진2-1구역은 부산에서 가장 큰 공원인 부산시민공원 주변을 재개발하는 촉진1~4구역 가운데 하나다. 촉진1구역은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최고 69층, 1874가구, 촉진3구역은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로 최고 60층, 3554가구가 들어선다. 촉진4구역(849가구)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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