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총액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
4~6위권 운용사 적극적 시장 공략에 격차 좁혀져
새로운 대표 ETF 성장 강조···점유율 변화 여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이 지난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성장세 속 순자산총액은 증가했으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4위권 자산운용사와의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새로운 수장이 ETF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올해엔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9조7223억원으로 전년 말 6조9654억원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절대적인 규모는 커졌지만 같은 기간 전체 ETF 순자산총액이 78조5116억원에서 121조656억원으로 54.2%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로 평가된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축소됐다는 점이 KB자산운용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8.03%로 삼성자산운용(점유율 40.2%)과 미래에셋자산운용(36.9%)에 이어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2022년 말 9%에 가까웠던 점유율에서 줄어든 수치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취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취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는 KB자산운용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사들이 지난해 약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ETF 시장 점유율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순자산총액이 5조9187억원으로 4.8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3.9%에서 1%포인트가량 확대된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1.8% 점유율에서 2.44%로 확대됐고, 2020년 말 0.9% 점유율에 불과했던 신한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말 2.19%로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테마형 ETF에서 약점을 보인 점도 추격을 허용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ETF가 대세로 자리잡았는데 KB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에서야 2차전지 관련 상품을 내놓는 등 트렌드를 앞서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AI(인공지능)와 로봇 관련 ETF, 미국 반도체 관련 ETF를 내놨지만 시장에 뚜렷한 인상을 보이진 못했다.

이들 경쟁사가 올해 역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KB자산운용의 3위 수성 난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말 마케팅을 전담했던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ETF컨설팅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본부 산하에 있던 ETF마케팅부는 2개의 부서로 확대 개편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선 상태다.

다만 KB자산운용도 올해 ETF 시장 공략에 의지를 다지고 있어 향후 점유율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무엇보다 올해 새로운 수장이 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부터 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자산운용은 과거와 달리 펀드보다는 ETF가 중심이 되고 지점 판매보다는 온라인 판매 등으로 판매채널이 변화했다”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운용 성과와 이에 따르는 자산 규모가 운용사 순위를 정한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운용 프로세스와 운용역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ETF 성장을 위해 본부 간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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