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지난달 ‘앱티스’ 인수···ADC 신약 개발 본격화
비만치료제 美 1상 개시 앞둬···"내년 상반기 종료 목표"
에스티팜 "에이즈 치료제 ‘STP0404’ 올해 5월 2상 종료"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동아쏘시오그룹이 계열사들의 신약 개발 연구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며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인수합병(M&A), 파이프라인 인수 등 전략을 활용해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동아에스티는 비만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개발 의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들간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동아 ./ 표=김은실 디자이너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2024년 신약개발 목표./ 표=김은실 디자이너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 전문회사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이하 뉴로보)를 통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뉴로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FDA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를 신청했다. 뉴로보는 이번 1상에서 비만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임상을 개시해 내년 상반기 종료할 계획이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는 2022년 9월 뉴로보와 글로벌 기술이전 및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회사는 2형 당뇨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과 비만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726’을 뉴로보에 기술이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뉴로보는 동아에스티의 DA-1241과 DA-1726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ADC 전문 기업 ‘앱티스’(AbTis)를 인수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ADC 치료제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ADC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 동아에스티 역시 ADC 치료제 개발 니즈가 높아지면서 앱티스를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적으로 ADC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기보다 기존 파이프라인을 인수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앱티스는 항체의 변형 없이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할 시킬 수 있는 3세대 링커 기술인 ‘앱클릭’을 보유하고 있다. 앱클릭을 기반으로 개발한 ADC 치료제 ‘AT-211’를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두고 있다. AT-211는 위암,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현재 전임상 시험을 완료하고 올해 식약처에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할 계획이다.

ADC는 암세포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독성 항암제(페이로드)를 결합해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제다. 항체에 접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해,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ADC 약물이 합성의약품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개발 전략을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ADC는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국내 경쟁사들도 파이프라인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앱티스를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위탁개발생산(CDMO), 신약개발 자회사 에스티팜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신약 후보물질 ‘STP0404’(성분명 피르미테그라비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스티팜은 STP0404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내 임상을 종료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STP0404는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을 마친 후, 미국 FDA로부터 임상 2a상의 IND 승인받아 지난해 5월부터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에스티팜이 STP0404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에이즈 치료제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완치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에서다. 기존 에이즈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HIV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완치는 어려운 의약품이다. STP0404은 알로스테릭 HIV-1 인테그라아제 저해제(ALLINIs)다.  HIV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외막 밖으로 꺼내 증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STP0404는 전임상 결과에서 내성이 발생한 환자 유래 바이러스 및 재활성된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를 보였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진행 중인 STP0404 임상2a상은 5월쯤 종료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기존 임상뿐만 아니라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받는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가 각각 신약개발, CDMO, 바이오시밀러 등 분야별 강점이 있는 만큼 신약 임상 이후 CDMO 사업까지 확장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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