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수비중 21.7%, 연초 대비 7.4%p 감소
전체 아파트 거래량도 10개월 만에 1000건대로 떨어져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아파트에 대한 외지인 매입 비율이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지인 매입은 주로 투자목적인 경우가 많은데, 올 한 해 투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자들이 움직임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2200여건 중 외지인이 매수한 거래는 5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22% 수준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6월 28.5%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후 7월 24.2%, 8월 25.1%, 9월 22.7%, 10월 21.3% 등 전반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똘똘한 한 채로 불리던 강남권의 외지인 매수행렬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서초구의 경우 외지인 아파트 비중이 지난해 10월 20.4%에서 11월 16.5%로 줄었고, 송파구는 같은기간 27.4%에서 23.0%로 감소했다. 집값이 떨어지거나 보합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에셋 파킹(Asset Parking) 차원에서 강남권 역시도 외면받는 것이다.

외지인 원정투자 뿐 아니라 주택거래량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83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 2337건 대비 501건 줄어든 수준이다. 해당 수치가 1000건대로 내려앉은 건 거래절벽 시기라 불리던 지난해 1월 1413건 이후 처음이다.

실제 아파트 매수세는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3.4)보다 0.5p 떨어진 82.9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5.3→84.6)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1.4→81.2)보다 더 급격히 떨어졌다.

부동산원은 “급매물 위주의 매수 문의가 존재하지만 관망세가 길어지고, 거래가 한산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집값 하락으로 인한 매수세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책금융 효과로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오른 집값에 대한 피로도 누적, 대출 규제 및 금리 상승 여파 등으로 냉각됐다”며 “향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도입으로 대출 한도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매수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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