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PF 리스크 해소 방점
공통적으로 내실 다지기와 건전성 제고 주력···특성 지주사만의 고유한 문제의식 주목
DGB금융지주,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숙제···구조 선진화 및 성장동력 확보 작업 중점
부동산 PF 경우 일부 위험신호 감지···불확실성 노출 고려해 금융 건전성 관리 집중 예상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전경 / 사진=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금융지주)의 신년사가 발표된 가운데 2024년 새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해소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각 지주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특정 지주사만의 고유한 문제의식도 눈에 띈다. 특히 DGB금융지주의 경우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숙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조 선진화 및 성장동력 확보 작업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3대 지방금융지주는 공통적으로 최고경영자(CEO)는 신년사에서 내실 다지기와 건전성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 지방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부동산 PF 손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점차 고금리에 기반한 은행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의 부동산 PF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 지방금융지주의 수익성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DGB금융지주는 대손비용률 및 연체율 관리, 리스크관리 내재화 등 건전성 제고 및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 구축을 중기 목표로 삼았다. 그룹 비전 실현을 위한 중기 경영전략 목표로 '신·바·람 금융의 새(新)바람'으로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의 행복을 실현하는 신나는 금융 ▲모두에게 신뢰받는 올바른 금융 ▲차별화된 가치로 내실 성장을 달성하는 남다른 금융 등 3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마무리 짓지 못한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숙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시중은행 전환에 대비해 지배구조 선진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DG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당국이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최근 지배구조 관련 모범 관행에 따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량자산 중심의 수익원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실경영 기반 아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은행을 구축하고 있다.

JB금융지주도 건전성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JB금융지주는 올해 목표로 건전성 관리 프로그램 고도화,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선제적 리스크 대응 등을 제시했다. JB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연체율은 1.06%로 전 분기 대비 7bp(1bp=0.01%p) 상승했다. 지방금융지주 중 연체율이 1%를 넘는 곳은 JB금융지주가 유일한 만큼 건전성 지표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JB금융지주는 현재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새 후보로 추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JB금융지주는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 발표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관련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해 6개월 이상 의결권 있는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한 주주라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 제도'를 수립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BNK금융지주는 지방금융 중 가장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해 우량 채권 위주의 대출 취급 및 대손비용 선제 적립 등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한편, 거점지역 내 영업에 중점을 둔 내실 다지기에 나설 전망이다. BNK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각각 0.44%와 0.32%의 연체율을 기록해 지방은행에서 가장 낮은 연체율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커지면서 은행 수익 감소도 필연적인 만큼 BNK금융지주는 내실 중심의 조직 슬림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재무 전문성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연체율과 부실채권은 금융기관이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리스크 관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의 경우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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