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작년 4분기 테슬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기록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 검토했으나 현재는 계획 철회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내 부정적인 인식과 제한적인 시장 상황 등 감안

지난해 재팬모빌리티쇼에 참가한 BYD 부스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재팬모빌리티쇼에 참가한 BYD 부스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BYD가 지난해 전세계 친환경차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국내 진출까진 아직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내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BYD는 전년대비 61.9% 증가한 302만4417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BYD는 2년 연속 친환경차 시장서 판매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전세계 전체 완성차 업계로 보더라도 10위권 성적이다. 현재 BYD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만 판매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4분기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48만4507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분기별 판매를 달성했으나, BYD는 같은 기간 52만6409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넘어섰다.

BYD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지원 하에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다른 전기차 업체와 달리 BYD는 전기차 핵심 기술인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타 브랜드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동안 BYD는 중국 시장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BYD 해외 수출 판매량은 24만2765대로 전년대비 무려 334.2% 증가했다.

BYD는 지난해 열린 재팬모빌리티쇼에도 참가해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BYD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못지 않은 크기의 부스를 마련했으며, 같은 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도 참가해 신차를 선보인 바 있다.

BYD는 국내에선 전기트럭, 전기버스, 전기지게차 등 상용차 모델은 판매를 시작했지만, 승용차 모델은 아직 출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BYD가 국내 승용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BYD가 자사 승용 모델을 들여와 국내 여러 딜러사들과 접촉을 시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BYD의 승용차 시장 진출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BYD는 씰(Seal), 돌핀(Dolphin), 아토(Atto) 등 자사 승용 모델 상표권까지 출원했으며 이후 서울 용산구에 사무실을 내고 국내 수입차 실정에 능통한 홍보 대행사와 계약까지 체결하자 승용차 시장 진출설에 힘이 실렸다.

일각에선 작년 말에서 올해 초에 BYD가 국내서 출시할 승용 모델을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BYD코리아 홈페이지 목록에 승용차 부분이 빠져있다. / 사진=BYD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BYD코리아 홈페이지 목록에 승용차 부분이 빠져있다. / 사진=BYD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최근에는 BYD 본사가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회의적이라 판단해 시기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사정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색안경이 심한데다, 충전 인프라 등으로 시장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BYD가 가성비를 앞세워 물량공세를 펼치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현대차·기아의 한국내 위상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전세계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의 일부 차량이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산 꼬리표가 붙어 부정적인 여론이 큰 상황이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BYD 성패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원가 우위의 유지에 달렸다”라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BYD 브랜드는 중국 외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검증된 바 없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BYD가 KG모빌리티에게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부분부터 시작해 국내 전기차 시장서 지배력을 높이면서 추후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통해 전기차 시장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022년에 국내 딜러사들과 접촉해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다, 현재는 계획을 접은 상황”이라며 “다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후엔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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