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교보·하이·DB·SK·한양證 대표이사 연임 여부 미확정
부동산PF 직격탄 하이·DB 실적 부진···지배구조도 변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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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CEO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올해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 CEO들의 거취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올해 3월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대신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DB금융투자, 한양증권 등이다.

증권사마다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가 다르기에 연임에 대한 전망도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부실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증권사의 경우 교체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 오익근·박봉권·홍원식·곽봉석·김신·전우종·임재택 운명은?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김신 SK증권 대표와 전우종 SK증권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등 8명이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다 중소형 증권사다. 지난 2018년 대표에 취임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문책경고’ 징계를 의결하면서 연임이 불가능해지자 서울행정법원에 문책경고 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나재철 전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후임자로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번 연임에 성공했고 이번이 두 번째 임기만료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는 2020년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박 대표 역시 2022년 연임에 성공했고 이번이 두 번째 임기만료다. 박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석기 대표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고 2025년 3월이 임기만료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2021년 12월말 열린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대표에 취임했다. 홍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홍 대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SK증권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신 대표와 전우종 대표의 임기가 모두 올해 3월에 끝난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SK증권 CEO로 선임된 이후 3번 연임에 성공하며 장기간 집권하고 있다.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도 내년 3월부로 임기가 만료된다. 곽 대표는 2010년부터 12년 동안 DB금융투자 대표를 맡았던 고원종 부회장이 2022년 12월 DB금융그룹장으로 선임되면서 후임자로 대표에 올랐다. 실질적으로 임기가 1년인 셈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지난 2013년 7월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대행을 시작으로 CEO를 시작했던 임 대표는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이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에 흡수합병되면서 물러났다. 이후 2018년 한양증권 대표에 취임했고 3연임에 성공하며 6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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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임 변수는 부동산·지배구조·실적?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각사마다 지배구조와 사업현황이 다르기에 CEO들에 대한 연임 전망도 다르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특히 사업 면에서 CEO들의 연임에 가장 큰 장애물은 부동산PF 부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연말 인사에서 부동산 PF 부실 책임을 물어 김병영 대표가 연임에 실패했고 신명호 전 유안타증권 IB부문 대표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대차증권 역시 부동산PF 부실의 책임을 물어 대표이사 임기가 1년 남았던 최병철 대표를 전격 경질하고 배형근 현대모비스 CFO를 신규대표로 선임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부동산PF 비중이 높았던 하이투자증권의 홍원식 대표와 부동산PF 전문가인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의 연임에 주목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부동산PF 부실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당기순이익은 2020년 1116억원, 2021년 1639억원에서 2022년 376억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299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PF 부서 임직원들의 ‘꺾기’ 논란에 홍 대표가 국정감사에 소환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변화도 홍 대표의 연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인데 연령제한을 이유로 연임이 불가능하다. DGB금융그룹의 신임 회장은 2월 말에나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는 부동산PF 전문가다. 그는 매년 연봉 5위까지 공시가 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5년 동안 1위에 오르는 등 DB금융투자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DB금융투자는 곽 대표 취임 이후 긍정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DB금융투자의 연간당기순이익은 2020년 1069억원, 2021년 1269억원을 냈지만 2022년 125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도 3분기 누적 기준 284억원에 불과하다.

SK증권의 경우 김신 대표는 SK증권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의 출자자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변화가 없는 한 김 대표의 장기 집권을 예상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다만 2022년 12월 전우종 대표의 각자대표 선임을 놓고 후임자 인선이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SK증권은 2020년 123억원, 2021년 3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2022년 13억원에 그쳤다. 전우종 대표가 취임한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226억원을 내며 회복세다.

대신증권은 통상 대표이사가 장기간 집권하는 전례가 많았기에 오익근 대표의 연임에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대신증권은 노정남 전 대표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를 맡았고 나재철 전 대표도 2012년부터 2019년 말까지 역임했다.

교보증권은 2022년 실적이 급감했으나 2023년 3분기까지는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은 2020년 1039억원, 2021년 14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2022년 433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 60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한양증권은 실적 회복 추세가 더딘 편이다. 한양증권은 2020년 459억원, 2021년 7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2022년 240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도 3분기까지 278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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