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종합금융그룹 추진···M&A 경쟁 치열
증권사 인수는 JB금융과도 다퉈야

강신숙 Sh수협은행장 / 사진=Sh수협은행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Sh수협은행이 인수합병(M&A)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올해 지주사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자산운용사, 증권사는 매물도 별로 없을 뿐더러 OK저축은행, JB금융지주 등 경쟁자가 많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과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M&A추진실을 신설했다. M&A추진실은 수협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금융사 인수 실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미래혁신추진실에서 M&A를 담당하던 이기동 실장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협은행은 M&A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신숙 수협은행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비은행 금융 자회사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 내부등급법 도입을 통한 리스크 관리 선진화 등 차세대 도약의 발판이 될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 대부분의 금융지주와 은행이 올해는 외형성장을 자제할 것이라 선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초 지주사 전환을 선포했다. 자산운용사 인수로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한 후 일단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키고 증권사, 캐피탈사를 사들여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인수 일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당초 작년 상반기까지 인수 완료한다고 밝혔지만 인수하지 못한 채 한 해가 지나갔다. 수협은행은 계획이 자꾸 미뤄진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도 M&A 전망은 밝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단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 인수를 추진해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OK금융그룹은 자산운용사를 가장 먼저 노릴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는 충분한 자본여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자산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청산 후 새 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그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DGB·JB금융지주의 주식을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로 사들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자산운용사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증권사 인수는 더욱 갈 길이 멀다. 증권사 매물이 별로 없을 분더러 몸값도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증권사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높은 가격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선 대부분의 증권업을 할 수 있는 우리종합금융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더구나 증권사 인수는 OK금융그룹 뿐만 아니라 지방금융지주인 JB금융지주와도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JB금융도 지난 2022년부터 증권사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더구나 JB금융은 수협은행보다 자본여력도 더 큰 상황이다. JB금융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보통주자본비율)은 12.45%로 수협은행(11.45%) 대비 1%포인트의 큰 격차로 앞서 있다. 

이에 당분간 수협은행은 내부등급법 승인을 통해 자본여력을 확대하는 작업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협은행은 현재 표준등급법을 적용해 BIS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이 기준이 내부등급법으로 전환되면 BIS비율이 보통 크게 올라 인수합병을 위한 자본 여력도 늘어난다. 더구나 지난해 수협은행의 실적이 크게 증가한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종합금융지주 구축은 장기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증권사를 인수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M&A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선 내부등급법 승인 뿐만 아니라 수협중앙회의 자금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료=Sh수협은행,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