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주들 첫 거래일 가파른 상승 흐름 보여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형 이벤트가 영향 미친 것으로 풀이
금리 환경 변화에 성과 연결되는 이슈 많아 관심 가져야 목소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새해부터 제약·바이오주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제약·바이오주는 매년 1월에 열리는 업계 최대 컨퍼런스에 모멘텀이 발생했다가 이후엔 힘을 쓰지 못하는 현상을 보여왔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있고 제약·바이오 섹터의 성과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11위인 셀트리온은 전날 14.89% 상승한 23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이 23만원선에서 거래된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승 흐름을 보였는데 이번 상승을 포함하면 80% 넘게 주가가 오른 것이다.

다른 바이오 대표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끈다. 코스피 시가총액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3.82%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에는 4.25% 상승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부터 상승 반전하면서 최근까지 13%가량 주가가 올랐다.

이밖에 코스피 시총 48위인 SK바이오팜은 지난 10월 이후 전날까지 40% 넘게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6위인 셀트리온제약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3개월 동안 주가가 두 배 넘게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제약·바이오주들이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모습이다.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코스피 의약품 지수의 경우 2021년 8월 중 21643.72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10월 중에는 11785.71까지 45%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지난해 반등세를 보이며 19% 넘게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제약·바이오 대표주들의 상승세는 개별 종목의 호재와 더불어 업종 전체에 모멘텀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요인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이달 열린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전 세계 헬스케어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이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이벤트로 오는 8~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참여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여 이슈로 주가가 상승했다가 재료가 소멸되는 컨퍼런스 개막이나 폐막 전후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제약·바이오 업종은 당장의 밸류에이션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 선호를 높일 수 있는 금리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가파르게 상승한 다른 기술주나 성장주 대비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특히 성과와 연결될 수 있는 이슈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투자 분위기를 이끌 요인들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경우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상업화 이슈로 시장 조명을 받으면서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펩트론은 비만 치료의 장기 지속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6배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역시 비슷한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양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에 투자할 때는 항상 시장에서 화두가 되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올해 주목해야 할 테마를 비만(GLP-1)·비알콜성지방간염(MASH)·알츠하이머·항암백신으로 꼽고 있어 주요 일정(신약허가, 주요 임상결과 발표)에 따라 국내 관련 기업의 주가도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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