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목표가 상향 보고서 발간
“메모리 가격 상승 가능성”···“AI 관련 수요도 기대감 높이는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올해 첫 영업일부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실적 회복이 뚜렷할 것이라는 점이 목표주가 상향의 주된 근거였다. 올해 증시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7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10.7%가량 높였다. SK하이닉스의 전 거래일 종가가 14만1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30.7%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종전과 같은 ‘매수’(BUY)를 제시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새해 첫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높인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7만3000원으로 15%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기존에 제시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의 고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메리츠증권이 이날 제시한 목표가 18만5000원은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 중에서 가장 높다. 기존에는 17만5000원이 가장 높은 목표가였다.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하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앞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들 증권사가 SK하이닉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가능성에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는데 이들의 가격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 D램 가격이 2022년부터 하락세를 보이자 SK하이닉스도 2020년 4분기부터 4개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반도체 수요회복에 비해 지난해 가동률 축소 등 공급 조절의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AI(인공지능) 시장의 개화가 메모리 업황 회복세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기대요인으로 꼽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록 선두업체가 최근 D램 감산 폭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지만, 모바일 및 추론용 AI 수요가 본격화될 징후가 있다”며 “저전력반도체(LPDDR) 주문 증가를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시황 회복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장밋빛 전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 이슈는 지난해부터 나왔지만 계속해서 그 시점이 밀렸던 상황으로 완연한 회복을 넘어 호황을 맞기에는 아직 시장 의구심이 존재한다”며 “실제 숫자로 찍히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가 냉각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개장 첫날 전 거래일 대비 0.64% 상승한 14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7% 하락한 13만9700원에 장을 시작해 이날 오후 들어 상승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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