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마운트곡스, 채무 변제 시작 우려
"ETF 승인되면 시세 오히려 하락" 전망도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25~31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널뛰기 장세를 보이다 결국 지난주 대비 하락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세에 반영된 가운데 ETF 승인 이후 오히려 시세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파산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무 변제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비트코인은 4만2444달러(약 5513만원)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3.04% 하락했다. 이번 주 시작인 지난 25일 4만3000달러선을 유지했던 비트코인은 다음날 오후 급락하더니 27일 오전 한 때 4만1676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다 28일 오전 4만3700달러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후 4만2000달러선에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는 비트코인이 시장에 대규모로 풀린 것이란 우려로 시작했다. 지난 26일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에 '마운트곡스 채권 엔화 상환을 받았다'라는 제보가 잇달아 올라온 것이다. 앞서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마운트곡스는 올해 9월, 채권자 변제 기한을 올해 10월31일에서 2024년 10월31일로 1년 미루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운트곡스가 채무 금액을 갚기 위해 비트코인을 시장에 팔아 현금화하면 시세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번 소식을 두고 일각에선 마운트곡스의 채권 상환 시점이 예고된 일정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마운트곡스가 약 14만2000개의 비트코인(BTC), 14만3000개의 비트코인캐시(BCH), 일본 엔화 690억엔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내년 1월 일괄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을 회복했다. 26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 등 ETF 출시를 신청한 금융업체들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술적 세부 내용 논의에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SEC가 현물 ETF를 승인하면 비트코인을 펀드화해 거래소에 상장하고 주식과 같은 조건으로 매매와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돼 비트코인 시세는 상승할 확률이 높다. 

다만 더이상 시세 상승을 이어가지 못한 이유는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세에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리온 캐피탈의 빅토리아 빌스 최고 투자 전략가는 최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ETF 출시 초기 시장 예상보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QCP캐피탈은 "실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초기에는 시장 예상보다 비트코인 수요가 저조할 수 있다"며 ETF 출시 직후인 1월 둘째 주는 전형적인 '뉴스에 팔아라'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선 낙관론도 여전히 나온다. 28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지 데일리호들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톰 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힘입어 내년에 비트코인 강세장이 연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코인마켓캡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