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하락 전망은 전문가 의견 분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집값 전망을 두고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하락세로 전환한 집값이 올해 상반기까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2분기 이후 총선과 금리가 핵심 변수로 작용해 집값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1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024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조달 난항, 부동산세제 완전 정상화 지연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주산연 측의 설명이다. 주산연이 경제성장률과 주택수급지수 및 금리변화 등을 고려한 주택가격전망모형으로 올해 집값을 예상한 결과를 보면 전국 집값은 총 1.5%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방(-3.0%)의 하락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수도권(-0.3%)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서울만 1.0% 상승할 것으로 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1분기와 2분기 전국 집값이 각각 3.4%, 0.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도 2024년 부동산 시장전망을 통해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역전세난 확산, 이자부담 가중 등의 영향으로 공히 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상반기 서울의 집값은 최대 3%, 지방은 최대 5%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함 랩장은 “상반기 내로 큰 폭의 금리인하가 이루어지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당분간 낮은 조달 금리로 인한 풍부한 주택수요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김 수석위원은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구입 부담이 커지고 거래량이 줄면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최대 1%, 지방은 최대 2% 하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인하한다는 전제 하에 공급물량이 적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해 분양 및 입주물량이 축소됨에 따라 기존주택의 물가 반영 속도가 높아져 미분양 물량이 적고 집값 하방을 지지할 수 있는 서울, 수도권, 세종 집값은 2~4%까지도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실수요 목적의 주택을 구입하기에는 매수자 우위의 시장을 형성하는 상반기가 적기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신생아특례대출 등 낮은 금리의 정책금융을 활용한 급매 매수세 출현 등으로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타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급지를 시작으로 집값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집값이 하반기 들어서 오름세를 보이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총선, 금리, 신생아대출 등 정책, 공급 불안, 고분양가 논란,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악화 등 전반적으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불황 장세 가능성이 크다”며 “심리가 급등하기보단 작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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