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연말 방송행사에 하이브 세븐틴과 JYP엔터 스트레이키즈 공연
日 연예기획사 쟈니스 성착취 파문에 몰락···남성 아이돌 시장 공략 신호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일본 최대 연말 방송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새해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남성 아이돌 그룹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가 출연하면서 향후 일본 남성 아이돌 시장에서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수십년 동안 연예기획사 쟈니스가 남성 아이돌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창업자의 성착취 파문으로 몰락하면서 남성 아이돌 시장이 한순간에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일본 NHK에서 방송한 제74회 홍백가합전에서 K팝 그룹으로 총 7팀이 출연했다.

남성팀으로는 하이브 계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과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트레이키즈가 출연했다. 여성팀으로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와 르세라핌, JYP엔터테인먼트의 현지합작 아이돌 니쥬와 트와이스 멤버 3명으로 구성된 유닛 미사모(미나·사나·모모)가 출연했다. 여기에 CJ ENM의 일본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재팬’ 출신 보이그룹 ‘JO1’도 범 K팝으로 볼 수 있다.

홍백가합전은 매년 12월 31일 출연진이 여성팀(홍팀)과 남성팀(백팀)으로 나눠 노래 대결을 펼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홍백가합전은 1951년부터 시작한 역사를 자랑하며 사실상 일본의 국민프로그램으로 여겨지기에 홍백가합전 출연은 사실상 일본 연예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2022년 말 열린 제 73회 홍백가합전에는 르세라핌, 트와이스, 니쥬, 아이브 등이 출연했는데 이번 74회 홍백가합전에는 남성팀에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가 출연했다는 점이 남다르다.

일본 연예계에서 남성 아이돌 시장은 쟈니스라는 연예기획사가 수십 년간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해왔다. 쟈니스는 남자 연예인들로만 이루어진 기획사로 기무라 타쿠야, 아라시, 스마프 등으로 유명하다. 일본 방송계에서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쟈니스의 벽에 막혀 남성 아이돌들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영국 BBC를 통해 쟈니스 창업자인 기타가와 쟈니가 연습생 등을 성착취하고 은폐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유엔 인권이사회 등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제적 이슈가 불거졌다.

이에 NHK 이나바 노부오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스 소속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을 잠정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광고업계에서도 쟈니스 소속 연예인들을 ‘손절’하면서 쟈니스는 사실상 폐업수순을 밟게 됐다. 쟈니스 몰락으로 일본 남성 아이돌 시장은 한순간에 무주공산이 되어 버렸다.

여성팬들이 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의 매출은 걸그룹 매출보다 월등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홍백가합전에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가 출연한 것을 놓고 K팝이 일본 남성 아이돌 시장을 선점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일본 현지에서 일본 남자 아이돌 그룹을 선발하는 Nizi Project 2를 진행해왔고 그룹명 NEXZ로 데뷔하는 7인을 결정한 상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앞서 Nizi Project 1을 통해 걸그룹 니쥬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EXZ는 니쥬처럼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이그룹이 걸그룹 대비 재무적 기여가 큰 경향성을 감안하면 NEXZ 팬덤 형성 이후 NEXZ에 의한 이익 기여가 니쥬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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