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제 ‘알츠온플러스’ 헝가리 수출 본격화
내년 동남아, 일본 시장 진입 준비···"영업활동 강화해 수익성 개선"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피플바이오가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키트 ‘알츠온’의 국내 채널 확장과 해외 공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핵심 제품인 알츠온 시장 확대에 집중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8일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알츠온의 수출용 제품인 알츠온플러스(AlzOn+)가 헝가리 시장에 진입한다고 알렸다. 지난 10월 헝가리 보건의료당국에 의료기기 등록 절차도 완료해 별도의 인허가 관련 절차가 필요 없는 만큼 약 14만달러의 선주문을 시작으로 판매를 개시할 방침이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키트 특징. / 표=김은실 디자이너

2002년 설립된 피플바이오는 2020년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2018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키트에 대한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2021년 말에는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키트에 대한 신의료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 수탁검사기관 및 종합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당 제품의 브랜드를 런칭해 ‘알츠온(AlzOn)’이라는 명칭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알츠온은 간단한 혈액 채취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확인하는 새로운 검사 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면 초기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질병이 진행된다. 알츠온은 베타-아밀로이드의올리고머화(응집화) 정도를 측정해 해당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한다.

현재 피플바이오의 매출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제품 알츠온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알츠온 매출은 약 28억원으로 전체 매출 약 44억원 중 63%가량을 차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알츠온 매출 비중이 더 높아졌다. 지난 3분기 기준 알츠온 매출은 전체 매출액 31억원에서 약 94%인 29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제품인 알츠온 매출 확대에 집중해 실적 견인과 상품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목표다.

하지만 피플바이오는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53%까지 높아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졌다.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피플바이오는 지난 6월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진행했다. 다만 신주 발행 가격이 계획보다 40% 낮아지면서 조달 규모는 242억원으로 158억원가량 줄었다.

예상보다 자금 조달액이 축소되면서 운영자금 마련에 차질이 생기자, 피플바이오는 자체 영업활동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알츠온 판매망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로 실적을 개선해 관리종목 지정 등 여러 위험 요소를 떨쳐낸다는 방침이다. 올해까지는 국내 영업에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국내에서 피플바이오의 알츠온 영업 대상은 크게 대형 병원과 건간검진센터, 지자체 보건소로 나뉜다. 올해 초 알츠온이 공급되고 있는 의료기관은 120여개에서 지난 10월 말 기준 500여개로 늘었다. 국내 보건소는 전라북도 남원시 지자체 보건소와 서울시 송파구 보건소 등에 알츠온을 공급 중이다. 이 밖에도 여러 지자체와 알츠온에 대한 보건소 도입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건강검진센터 중에서는 KMI 한국의학연구소와 하나로의료재단에 알츠온 공급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나머지 10대 건강검진센터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알츠온플러스 인허가가 완료된 헝가리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CMIC와 알츠온 시범사업을 준비해 진행할 방침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내년엔 동남아 국가들과 파트너 계약 체결 및 인허가 승인 진행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허가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통상 1년 내외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가리의 경우 알츠온플러스 인허가가 완료된 만큼, 판매에 따른 매출 발생이 근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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