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기준일 변경 없는 종목만 대상···고배당·실적성장 종목 선별해야
올해 실적 늘어난 고배당 금융株는 삼성생명·삼성증권·메리츠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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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그동안 매해 연말이 되면 배당락 효과에 따른 증시급락이 연례행사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금융당국이 선진국처럼 국내 배당제도를 먼저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 배당기준일을 결정하는 ‘선배당액·후배당일’로 변경을 권장하면서 다수의 상장사가 올해 말이 아닌 내년으로 결산배당 기준일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결산배당하는 종목들도 적지 않다.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로서는 올해 실적과 주가 수준을 고려한 투자를 검토할만하다.

특히 고배당을 자랑하는 금융주 가운데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메리츠금융지주는 예년처럼 올해 연말을 배당기준일로 결산 배당에 나선다. 이들은 올해 실적도 지난해 대비 늘어난데다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라 투자자들로부터 한층 주목받고 있다.

◇ 뚜렷해진 연말 배당부 공백···금융株는 전멸 수준

2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말을 기준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의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날까지 해당 종목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2영업일이 필요한데 이달 30, 31일은 휴일이고 29일은 한국거래소 증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의 휴장일이다. 이날까지 해당 종목을 매수한다면 연말 이전에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고 내년 3월 주주총회 이후 4월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이날까지는 배당받을 권리가 붙어 있는 배당부(配當附) 주권이 27일 매수자부터는 배당받을 권리가 떨어진 배당락(配當落) 주권이 된다.

단 이는 올해 말을 기준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만 해당한다. 지난 15일까지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 결정’을 공시한 종목은 연말 기준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이다. 해당 공시가 없더라도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지 않은 12월 결산기업이라면 대다수가 예년처럼 올해 연말이 배당기준일이다.

반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액 확정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고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 (배당기준일 변경 안내)’ 공시를 띄웠다면 결산배당 기준일은 올해 연말이 아니라 내년 중에 결정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2월 결산인 상장사 2267곳 중 28.1%인 646개사가 정관을 바꾼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종합하면 금융주 등 대부분의 고배당 종목은 정관변경 이후 배당기준일 변경 공시까지 마치며 배당기준일을 내년으로 변경한 상태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DGB금융, JB금융, BNK금융, 기업은행, 제주은행 등 은행주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부국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주도 배당기준일을 변경했다.

보험주 중에서는 동양생명, 삼성화재, 코리안리, 현대해상, 한화생명,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변경했고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 역시 배당기준일을 내년으로 미뤘다.

이외 현대차, 기아, SK, POSCO홀딩스, CJ, 두산, KCC, AK홀딩스 등 배당을 꾸준히 실시해왔던 다수의 대기업 상장사들도 배당기준일을 내년으로 변경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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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증권·메리츠금융, 폭탄배당 후보?

기존처럼 연말을 결산배당 기준일로 유지한 종목들도 여전히 많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SK하이닉스, SK텔레콤, KT, LG, LG유플러스, 롯데지주, 롯데정밀화학, 제일기획, 효성, GS건설,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지주), 현대홈쇼핑, 태영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주는 카카오뱅크, 삼성증권, 메리츠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유화증권, 삼성생명, 푸른저축은행 등이다.

이 종목들은 기존 방식대로 사전에 배당금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3분기까지 실적 추이와 연간 예상 실적을 근거 자료로 주당 배당금을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고배당을 유지해왔고 올해 실적도 증가하고 있는 종목으로는 삼성증권, 삼성생명, 메리츠금융지주가 꼽힌다.

삼성증권, 삼성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모두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올해 실적이 늘어났기에 배당금 역시 지난해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1년 회계연도에 보통주 1주당 3800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회계연도에는 실적부진에 따라 배당금이 1700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삼성증권은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5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7% 급증했다.

삼성생명은 2022년 회계연도에 보통주 1주당 3000원을 배당했다.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 삼성생명은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44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7% 급증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영향과 계열사인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의 실적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오너일가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지분율 10.4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92%),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73%)이 주요 주주다. 이들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상속세를 매년 수천억원씩 납부하고 있는데 삼성생명 배당금은 주요 재원이다. 실적 급증에 따른 배당금 확대 가능성이 한층 높은 셈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4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첫 결산배당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회계연도부터 3개년 동안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 1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해 배당가능이익을 2조1500억원 추가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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