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청문회 고려하면 한 달 이상 대행 체제
법무부 “법무 행정은 시스템···안정적 운영 유지”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 길태기 전 고검장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왼쪽)과 길태기 전 고검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 자리에 전·현직 검사들과 비(非)검찰 출신 교수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동훈(50·사법연수원 27기) 전 장관의 후임으로 박성재(60·17기) 전 서울고검장과 길태기(65·15기) 전 서울고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 전 고검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대구고·고려대 법대를 나와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검 감찰2과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검사, 서울중앙·제주·창원지검 검사장과 광주·대구·서울고검 검사장을 역임했다.

중앙지검장 시절 경남기업과 포스코그룹 등 기업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2017년 후배인 문무일(62·18기)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되자 사직했다. 2020년부터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특히 박 전 고검장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돼 대구고검에서 근무할 당시 고검장으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보다 법조 경력으론 6년 선배지만 나이는 윤 대통령이 세 살 더 많다.

서울 출신인 길 전 고검장은 서울 동북고·고려대 법대를 나와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검 검찰연구관, 대구지검 강력·특수부장검사, 대검 형사과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법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수사를 담당했을 때 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그는 2013년 대검 차장검사 시절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사퇴 후 약 2개월간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빠르게 수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직무대행을 맡은 이노공 차관이 자연스럽게 장관직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무의 연속성과 안정적 운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차관은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처음으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성남지청에서 근무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대검 형사2과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이 차관은 최근 장관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7월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법조언론인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국민을 위한 법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7월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법조언론인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국민을 위한 법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현직 검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비법조인 출신’으로 장영수(60·17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장 교수는 지난주 초 인사검증 요청을 받아 수락했다. 1960년생인 장 교수는 한국언론법학회 이사, 한국헌법학회 상임이사, 한국공법학회 상임이사 등을 지냈고 현재는 경찰청 인권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 장관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법무부 수장의 공백 사태는 당분간 지속된다. 인사검증과 청문회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이상 대행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 행정은 법이 정한 시스템에 따라 돌아간다”며 “법무부 업무를 계속해 왔던 이노공 차관이 권한대행을 맡아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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