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등 기자간담회 진행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 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 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알뜰폰업계가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 상설화에 대해 “정부가 가격 정책의 조정자 역할을 할 때 통신3사도 적극 호응할 것으로 믿는다”며 “정부의 의지와 통신3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의 잇따른 알뜰폰시장 진출에 대해선 ‘파괴적인 요금제’ 출시로 시장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 회장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도매제공의무제가) 일몰제로 돼 있어서 언제 사업을 그만둘지 모르는데, 계속 마케팅하고 투자할 수가 없었다”며 “일몰제가 없어져서 안심하고 이제 투자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미래가 있으면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 및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전날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를 상설화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도매제공의무제는 알뜰폰 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에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망을 의무제공토록 하는 제도다. 그간 일몰제로 운영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장기 투자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됐다.

이번 개정안엔 1년 후 사후규제로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엔 협상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정부가 통신사와 협상에 나섰지만, 이젠 개별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사와 도매대가를 협상하게 된다.

김 회장은 사후규제 전환에 대해 “통신사업자와 협상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어느정도 정해서 협상하게 해주기 때문에 그것이 도움될 것”이라며 “가격정책의 조정자 역할을 정부가 할 때, 통신3사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믿고 있다. 정부의 의지, 통신3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알뜰폰사업자들은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 등 금융권의 잇따른 알뜰폰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보해 중소사업자의 생태계 불확실성을 키운단 이유에서다. 특히 금융권이 가계통신비 절감이 아닌 고객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손실을 감내하고 알뜰폰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통신3사나 은행 등이 거대자본을 가지고 들어와 손해를 많이 보면서 하는 것은 지양해줬으면 한다”고 했고, 고명수 스마텔 대표이사 회장은 “1년 이상 알뜰폰 사업을 해온 KB리브엠은 연간 500억원가량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은행이 알뜰폰사업을 하는 것은 금융사업에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며 “정보를 다른 금융상품에 활용하고자 하는 면이 있다 보니 알뜰폰 사업의 수익에 대해선 사실 관심이 없다. 그래서 도매대가가 100원이라면 80원 또는 90원에 판매해서 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손실이 고객 정보를 획득하는 비용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매대가 보다 더 낮은 가격에 알뜰폰 판매를 하다 보니, 국민들은 더 저렴한 요금제를 받아서 좋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경쟁구조에 파행적인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장희 큰사람커넥트 모바일사업부 전무도 “KB국민은행의 발자취를 보면 시장을 무너뜨리는 파괴적인 요금제를 내세워서 그들이 원한 것은 가입자들의 URL 접속기록이었다”며 “정보를 수집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 금융과 관련된 일이라, 적자를 보면서 가입자를 모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종텔레콤은 28㎓ 주파수를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지난 19일 5G 28㎓ 주파수 신규 사업자 모집에 신청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28㎓ 주파수를 할당받더라도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세종텔레콤은 28㎓를 B2C가 아닌 기업간거래(B2B) 또는 정부사업(B2G)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업자 입장이 아닌, 한국알뜰통신사업협회장의 시각이란 전제하에 B2C를 통해 통신요금을 내리겠다 이런 정책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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