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21일 보고서에서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야” 주장
“내년 실적 증가 기대감 적어···금리 인하 환경에서 KT 보유 불리”
다른 증권사에서 배당 매력 조명한 것과 대조···향후 주가 추이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KT 주가가 완만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야 한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통상 증권사 보고서가 조심스러운 어조로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표현이다. 이는 그만큼 KT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다만 다른 증권사의 시각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 “4만원으로 갈 일 없다”···하나증권 KT 보고서 ‘눈길’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날 KT와 관련해 ‘이걸 굳이 왜 사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이색적인 제목들이 리서치업계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이보다 직설적이고 선명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하반기 들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KT의 전날 종가는 3만5950원으로 올해 7월 초 장중 2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24%가량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만 7.6% 올랐다. 평균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이라는 점에서 이는 두드러진 주가 상승 흐름으로 평가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러나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연말 이후 KT 주가 전망은 부정적이다. 이번 달 일부 배당 투자자들의 급격한 매수세가 나타났는데 배당락 이후 빠른 주가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올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MNO(이동통신 사업) 매출 감소 추세 및 제반 경비 증가분을 감안하면 내년 본사 영업이익 감소가 유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는 것이 낫다’, ‘2024년 KT 주가가 4만원으로 갈 일은 없다’ 등의 강경한 발언을 연이어 보고서에 담았다. 그는 실적 외에도 기대 배당수익률 5.4%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 요금 규제 강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내년 금리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추진에 따라 경기 관련주로의 매수세 이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현시점 적극 매도를 추천한다”며 “KT를 보유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5G 어드밴스드(차세대 5G) 서비스 도입에 따른 요금제 업셀링(상향 판매)만이 경영난을 타파할 수 있는데 5G 어드밴스드 도입 이슈로 KT가 오르려면 2024년 가을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KT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고 목표주가도 기존 3만3000원을 유지했다.

◇ 다른 증권사에선 ‘배당 노려라’···향후 주가 추이 주목

이 같은 주장은 다른 증권사의 시각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추이에 시선이 모인다. 대표적으로 지난 13일 KT 전망 보고서를 낸 대신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4000원을 제시하며 배당 수익을 노릴만 하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현시점에서 매수 후 내년 3월 말까지 보유하면 예상 배당금이 주당 2525원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기말 배당만 했던 KT가 내년부터는 분기 배당에 나서는데 기말 배당과 첫 분기 배당을 합하면 이 같은 예상 배당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7.2% 수준이며 전날 종가 대비로는 7.02%에 해당한다.

해당 보고서는 KT의 배당 정책, 자회사 성과의 배당재원 반영 가능성 등을 주목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T는 2023~2025년 배당성향 50% 정책을 제시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은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및 자사주 취득·소각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최소 주당배당금(DPS) 1960원을 보장한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이익 기여가 높아지고 있는 자회사의 성과도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KT 주가는 전날 대비 1.11% 하락한 3만5550원에 시작해 마이너스(-) 1%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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