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허가, 현재 심평원이 급여 검토···종근당 “검토 중 보완 많아 장기화”
업계, 올 상반기 복지부에 천연물약 약가 우대 요청···20일 건정심 미상정, 내년 상정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종근당이 개발한 천연물의약품 ‘지텍’ 출시가 해를 넘기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하는 지텍 급여 검토 장기화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천연물약에 대한 약가 우대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지텍 급여 판정과 약가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종근당의 위염 치료제 ‘지텍(성분명 육계건조엑스)’은 현재 심평원에서 급여 판정을 위한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심평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올해 내 출시도 예상됐던 지텍은 급여 판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종근당은 “(심평원에) 급여 신청이 허가 후 경제성 평가 자료 제출 준비로 늦은 측면이 있었다”며 “(심평원) 검토 기간 중 보완이 상당수 있었기 때문에 기간 소요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2023년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위원회 회의 모습. / 사진=복지부
보건복지부는 20일 2023년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위원회 회의 모습. / 사진=복지부

업계는 지텍 급여 판정 지연의 핵심 사유를 약가로 파악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 약가협상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심평원도 급여 판정을 위해 약가를 제약사와 논의하고 있어 최종 확정되는 신약 약가의 80%는 심평원에서 결정된다”며 “현재 지텍 급여 판정이 늦어지는 원인은 약가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약사들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출시 이전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약가로 꼽힌다. 심평원 급여 판정과 건보공단 약가협상 등 사실상 두 차례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업계 현실이다.   

이에 종근당은 지텍 제품력을 강조하며 약가 문제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지텍은 녹나무과 육계나무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인 육계에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규추출법을 적용, 위염에 대한 효능을 입증한 천연물의약품이다. 종근당이 지난 2012년부터 생약을 대상으로 기존 약물 대비 차별화 가능성이 있는 소재와 추출법을 탐색하다 육계의 위염 치료 효능을 확인하고 개발을 진행한 신약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올 들어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를 협회 등과 논의한 것이 지텍 약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내개발신약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약산업 육성 차원에서 복지부는 올 상반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등과 민관협의체 5회, 실무협의체 6회를 각각 열어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제약업계도 국내개발신약에 대한 실효성 있는 약가 우대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와 업계가 논의했던 주제에는 천연물의약품을 세포치료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약가를 우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심평원 규정인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 세부 평가기준’에는 보건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에 세포치료제를 포함시켜 약가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그동안 복지부에 천연물의약품도 세포치료제처럼 약가 우대를 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당초 업계는 복지부가 전날 개최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이같은 천연물의약품 약가 우대 방안을 보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날 건정심에 천연물약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검토를 거쳐 추후 건정심에 상정할 계획이라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이에 종근당은 지텍 급여 신청과 약가 제도 신설이 무관하지 않다며 약가 우대 방안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텍은 임상시험에서 우월성이 확인된 이상 적정한 가치 보상이 필요하다”며 “천연물의약품 연구개발이 상당히 위축돼 있는 등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에서 (지텍이) 약가제도 신설에 포함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그동안 업계가 꾸준히 요청해왔던 국내개발신약 약가 중 일부 내용이 건정심에서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천연물의약품은 약가 우대가 절실했는데, 복지부가 내년에는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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