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약 지텍, 애엽 제제 대비 효능 우수···공단과 약가협상, 3500억원대 시장규모
황반변성 시밀러 루센비에스, 13일 출시···약가경쟁력 확보, 삼일제약과 맞승부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종근당이 올해 1조 6000억원 매출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종근당은 올해 ‘지텍’과 ‘루센비에스’ 등 신제품으로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종근당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4% 증가한 3637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를 반영한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5% 증가한 1조 4472억원대로 전망된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통상 제약사 매출을 집계할 때 활용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환원하면 지난해 종근당 매출은 별도기준보다 약간 높은 1조4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종근당의 연결기준 매출 집계에 종근당홀딩스 등 4개 상장사와 종근당건강 등 비상장사 14개사 등 총 18개사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만 보면 연결기준 매출이 3839억원, 별도기준 매출이 3807억원으로 차이가 30억여원이다. 이를 근거로 추산한 금액이다.
이에 현재로선 종근당이 올해 1조 6000억원 전후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예고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성장률은 11.2%다. 통상 대형 제약사는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 종근당이 영업에 주력할 품목은 신규로 시장에 내놓는 지텍과 루센비에스로 분석된다. 그동안 회사가 공을 들였던 만큼 사전 준비도 철저히 한 상태다.
우선 지텍은 종근당이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위염치료제다. 성분명이 ‘육계건조엑스’인 이 품목은 급성 및 만성 위염치료제 용도로 승인 받았다. 종근당이 지난 2012년부터 육계의 위염 치료 효능을 확인, 10년 만에 개발한 지텍은 임상 2상과 3상에서 위약 및 기존 합성의약품, 천연물의약품 대비 우수한 위염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인 지텍은 이르면 1분기 내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염치료제 시장은 3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중 애엽 성분 제제 시장은 1300억원대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육계를 성분으로 한 지텍은 흔히 애엽 성분 제제와 비교된다”며 “2019년 10월부터 진행된 임상 3상에서 특히 애엽 제제보다 우월한 결과가 도출됐고 종근당은 이를 향후 영업에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거 애엽 성분 제제를 대표했던 동아에스티 ‘스티렌’이 최고 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점은 지텍의 향후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국내 3대 영업력을 인정 받는 자체 영업사원들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 제약사들이 위염치료제를 보유한 상황에서 지텍이 시장에서 단기간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지텍 약가도 주목할 사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텍은 천연물의약품이기 때문에 원가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10년간 개발 등을 감안하면 종근당이 일정 수준 이상 약가를 받아야 한다”며 “약가협상 결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종근당이 13일 출시하는 루센비에스는 최근 회사 정책을 반영하며 가격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노바티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루센비에스 약가는 30만원이다. 상대적으로 루센티스 약가 82만636원과 역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 약가 46만3773원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이 정책적으로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루센비에스 약가에 대해 시장 반응이 어떤 식으로 나올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루센티스가 점유한 부분은 350억원대로 추산된다. 시장에서 루센비에스는 루센티스 외에도 조만간 출시가 예상되는 아멜리부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아멜리부는 안과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일제약이 영업을 담당할 예정이어서 종근당과 삼일제약 맞승부가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종근당 영업력도 강하지만 안과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은 삼일제약이 벼르고 있어 루센비에스와 아멜리부 경쟁은 단순한 품목 싸움이 아니라 회사 간 자존심 경쟁”이라고 말했다.
결국 종근당은 13일 루센비에스에 이어 지텍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강점으로 꼽히는 영업력을 내세워 매출 성장을 도모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루센비에스 영업전략은 일부 노출됐고 지텍은 약가협상이 타결되면 알려질 것”이라며 “종근당 올해 매출은 두 품목 영업 성패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