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서비스 ‘AI B tv’로 탈바꿈···AI가 이용자 자동인식·콘텐츠 추천
콘텐츠 속 제품 바로 구매가능한 ‘쇼핑 서비스’도 추가

SK브로드밴드가 2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 서비스 'B tv'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 이상범 SK브로드밴드 미디어테크담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김용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2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 서비스 'B tv'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왼쪽부터)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 이상범 SK브로드밴드 미디어테크담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회사의 인터넷(IP)TV 서비스 ‘B tv’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성장 정체기에 빠진 유료방송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단 포부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가구 기준이 아닌 개별 이용자에 맞춘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콘텐츠에 노출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는 내년 오픈AI의 ‘챗GPT’와 SK텔레콤의 ‘에이닷’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접목한 서비스도 출시한다.

20일 SK브로드밴드는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한 ‘AI B tv’를 소개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은 “이번 B tv 개편은 지난 9월 SK텔레콤이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 중 미디어 사업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지금까지 B tv가 고객의 미디어 시청을 중심으로 콘텐츠 탐색 경험에 집중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해왔다면, 이젠 이를 벗어나 AI 기반의 초개인화된 미디어 포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 셋톱으로 콘텐츠 속 제품 구매까지···OTT포털 기능도 추가, 내년 넷플릭스 지원

개편 B tv엔 AI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동개인식별’ 기능이 구현됐다. B tv와 모바일 B tv를 연계해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프로필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자동개인식별 기능을 제공해 초개인화된 홈화면을 제공한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OS에만 적용됐으며, iOS는 추후 제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B tv 프로필 기반으로 AI 큐레이션을 통해 시청이력, 추천 콘텐츠, 찜한 주문형비디오(VOD), 쇼핑상품 등 개인 맞춤형 메뉴를 제공한다. 여기에 SK ICT 패밀리사의 서비스 이용 이력을 기반으로 B tv에서 이용가능한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은 “SK ICT 패밀리 고객 가운데 60% 이상이 정보 사용에 동의하고 있다. 맞춤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단 믿음과 익명성을 잘 보장하고 불법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으로 이해한다”며 “(회사 역시)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라 생각해서 SK ICT 패밀리가 가진 데이터 처리 기준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개인식별은) SK텔레콤 고객이 아니어도 모바일 B tv, 에이닷은 T아이디를 기반으로 가입이 된다. T아이디는 타사 고객도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연동할 수 있다. SK텔레콤 고객이 아니더라도 QR이나 문자 전송 등을 통해 열어뒀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가 개편 B tv 서비스에 추가한 'AI 쇼핑 서비스' / 자료 =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개편 B tv에 추가한 'AI 쇼핑 서비스' 예시. / 자료 = SK브로드밴드

‘AI 쇼핑 서비스’도 내놓았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 VOD 콘텐츠에 노출되는 제품 정보를 AI로 추출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제품에 대한 설명부터 구매까지 B tv에서 가능해졌다. 에컨대 B tv에서 VOD 시청 중 등장인물이 입은 옷과 악세사리 등 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쇼핑몰과 바로 연결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6000여개 브랜드 파트너, 1000명의 홍보대행사 파트너, 1000명의 스타일리스트와 협력한다.

김 담당은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 중인데, 6개월간 시범 적용 기간을 가지면서 트래픽을 공유하기로 했다”며 “어떤 부분에서 수치가 낮은지 원인을 규명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기회요인이 확인되면 쇼핑 랜딩 페이지도 다양해질 것이다. 그 이후 (쇼핑 서비스 관련) 수수료를 받는 기회가 추후 생길 것”이라고 했다.

OTT 구독 정보와 콘텐츠 탐색 이력에 기반해 취향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OTT 홈 서비스’도 제공한다. 쿠팡플레이, 애플TV플러스 등 OTT의 콘텐츠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통합검색부터 가격비교, 시청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내년 2분기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딥메타 데이터 기반의 AI 영상분석 기술로 VOD 콘텐츠를 분석, 영상 속 인물, 장소, 소품, 배경음악, 상황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함으로써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콘텐츠 속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인사이드’ 기능도 강화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이 2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이 2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 내년 상반기 SKT ‘에이닷’·오픈AI ‘챗GPT’ 접목 검색서비스 지원

회사는 AI B tv로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차세대 스트리밍 UI인 ‘비디오 클라우드 스트리밍(VCS)’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VCS 기술은 IPTV의 사용자 환경과 서비스 운영을 셋톱박스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한다. 이를 통해 셋톱박스 하드웨어 성능의 제약 없이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 B tv 고객은 언제나 최신 UI와 서비스를 최고 사양으로 즐길 수 있다.

AI 캐릭터 생성 기술을 기반으로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등 AI 가상인간이 날씨, 구직 등 실생활에 유용한 최신 정보를 영상으로 설명하는 ‘AI 휴먼’ 서비스도 제공한다.

내년 상반기 중엔 B tv 검색에 SK텔레콤의 에이닷과 생성형 AI인 챗GPT 등 LLM을 접목한 검색 서비스도 선보인다. 셋톱박스에 “영화 ‘원더풀 라이프’의 감독이 누구야?”라고 물어보면 AI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입니다”라고 답한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중에 한국에서는 뭐가 제일 유명해?”라고 물어보면 “‘브로커’입니다”라고 답한다. 또 “그거 틀어줘”라고 말하면 B tv가 ‘브로커’ 영화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B tv 개편은 스마트3와 AI2 셋톱박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며, 전체 셋톱박스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가 IPTV 서비스 개편에 나선 것은 미디어시장이 유료방송 중심에서 OTT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 담당은 “IPTV가 그간 유료방송 성장을 견인하면서 빠르게 커왔지만, 그 성장은 정체기에 이르렀다. 홈쇼핑, VOD, 광고 매출이 하락세를 맞아 위기를 겪고 있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라, 반전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기술들이 회사 매출에 즉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진 않는다. OTT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료방송 사업자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고객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 또한 고객이 회사를 떠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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